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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영훈 Jul 02. 2018

질량의 법칙

무거운 것은 가벼운 것을 끌어당긴다.

무거운 것은 가벼운 것을 끌어당긴다.


지구가 달을, 태양이 지구를 끌어당기듯 우주의 균형은 무거운 것이 가벼운 것들을 지탱해주는 방식으로 존재한다.


시간도 마찬가지다. 무거운 시간이 가벼운 시간을 끌어당긴다. 일상의 우선순위는 무거운 시간과 가벼운 시간 사이를 오가며 무게중심을 잡는다.


마음은 헬라어로 '누스'라고 하는데, 생각과 의지를 묶어 표현하는 말이다. 흔히 마음의 의미를 감정이나 느낌으로 오역하여, 어떤 일을 결정할 때 마음이 시키는대로 한다는 것이 순간의 감정과 느낌을 근거하게 실수는 나에게도 그리 드문 경험이 아니다.


마음의 무게를 늘려 나의 일상의 일과 감정, 느낌을 끌어당기며 살아가는 것이 허공에 흩날리며 떠내려가는 삶을 막아준다.


마음의 무게를 늘리는 일은 생각과 의지의 무게를 늘리는 일이다. 생각과 의지를 함께 묶어 앎과 삶을 통합시켜 무거운 삶의 무게들에 끌려다니지 않고 가볍게 끌어당기며 살아야 한다.


그런데 마음을 무겁게 하는 데에도 질량 보존의 법칙이 존재한다. 내부의 '무'는 외부의 '유'로부터 채워져야 한다. 소소하고 가벼운 가치들로 삶을 흥미롭게 하는 살들을 붙일 수는 있으나, 거친 파도 위처럼 흔들리는 삶의 불확실한 토대 깊은 곳을 뚫어내고 뼈대를 심어 든든히 골격을 세우는 일은 반드시 무거운 것이어야만 한다.


'밖'으로부터 '안'으로 채워지는 은총이라는 이름의 절대 가치가 파스칼이 선언한 인간 본연의 마음의 빈 자리의 가벼움으로 찾아들어, 어떤 파도에도 흔들리지 않게 하는 평형수의 복원력으로 오늘의 삶을 항해할 수 있기를..


무거운 삶은 가벼운 삶을 끌어당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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