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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ram May 10. 2023

자는 법을 잊어버렸어요

5월 9일 

큰일이다. 자는 법을 잊어버렸다.

머리만 대면 자는 내가

아이들 재우러 들어갔다 내가 먼저 잠들어 버리는 내가

자는 법을 잊어버렸다. 

이게 바로 불면증이라는 것인가.


지난 주 베트남 호찌민으로 여행을 갔다.

시차는 단 2시간. 사실 여행 일정이 피곤하고 더운 날씨가 몸을 고단하게 만들어서인지 아무 문제 없이, 정말 잘 자고 잘 쉬며 7박의 시간을 보냈다. 문제는 밤비행기에서 시작된 것 같다.


현지 시간으로 새벽 2시, 우리나라 시간으로 새벽 4시 비행기를 타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새벽 비행기를 위해 밤잠을 잘 수 없었고, 돌아와서는 이미 아침이었다.

그렇다. 밤을 꼴딱 새버린 것이다.

생체리듬이 완전히 깨져버렸다.

근데 뭐 그게 대수라, 몸이 이렇게 무서질 것처럼 피곤한데 집에 가서 자면 되지.


근데, 대수 맞았다.

그날부터 난 잠들지 못하고 있다.

첫째 날은 그럴 수 있지 했다.

둘째 날은 불안해지기 시작했고

셋째 날부터는 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손가락 마디 하나하나까지 피곤한데, 눈을 아무리 감고 있어도 잠에 들지 않았다.

수면 체조, 수면 음악 죄다 찾아 해보고 들어봤지만 잠깐 나른한 느낌이 들뿐 잠이 오지 않았다.

잠을 생각할수록 난 또렷해졌다.


차라리 잠에 집착할 바에 내가 해야 할 일을 하자 싶어 책을 펴기도 했다.

수면 부족으로 인지능력이 떨어질대로 떨어진 건지, 읽은 구절을 또 읽어도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보통 이런 경우 잠이 쏟아지기 마련인데, 잠은 안오지만 집중도 안되는 악순환의 연속.


오늘은 아침에 잠깐 50분 정도 존 것 외엔 잠을 전혀 자지 못했다.

눕는 것이 무섭다.

자는 것이 두렵다.

잠들지 못하는 밤이 괴롭다.


눈만 감으면 골아 떨어지던 과거의 나야.

하나 물어볼게.

잠은 어떻게 드는 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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