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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애 Dec 07. 2023

[어제도 폭식했나요?] 여섯 번째 편지

자기 배려, 행복은 뚱뚱해도 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날씨가 조금 풀린 듯해서 단둘이 산책하며 이야기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날입니다. 그런 기분으로 편지를 시작할게요. 


남을 배려하고 사는 건 중요하지만 지나친 배려로 나를 잃어버리지는 말자고 이야기드렸었습니다. 


남을 배려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시작은 무조건 나 자신부터여야 합니다. 


나부터 행복해야 하고, 나부터 사랑해줘야 합니다. 


하지만 나를 배려하고 사랑하라니, 어떤 식으로 해야 할까요? 누가 가르쳐 준 적이 있었나요?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배려하고, 사랑하는 이유는 결국 우리가 행복하고 싶어서라고요. 


다 그렇지 않나요? 


당신이 지금도 체중을 줄이고 싶어 하고, 더 멋진 외모를 가꾸고 싶어 하고, 더 아름다운 몸을 가지고 살아가고 싶은 욕망도 모두 다 행복해지고 싶어서입니다. 


당신이 행복하고 편안한. 몸과 마음이 건강한 상태에 머무를 때 가족, 친구, 회사동료를 배려할 수 있습니다. 즉 '자기 배려'는 '타인배려'이고 이는 결국 내 행복감 상승으로 이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자신을 아껴주고 배려해 주는 마음은 다른 사람을 배려하기 위한 기초가 됩니다. 


비행기에서 위험한 상황에 닥치면 승객들을 돕기 위해 승무원이 먼저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고 안내를 합니다. 이기적인 게 아니라 이런 것이야 말로 다른 이를 배려하는 첫 단계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도 육아를 하면서 이 생각을 뼈저리게 하곤 합니다. 


제 몸과 마음의 컨디션이 불안정하면 저는 아이와 남편을 배려해주지 못하곤 합니다. 이제 4살 된 아이에게 엄마를 이해하라는 식의 언행을 할 때면 그야말로 소름이 돋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으니까요. 


초고도비만 시절에는 제가 행복하지 못한 것도 뚱뚱해 서고, 살만 빼면 무조건 행복의 나라로 가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당신의 예상대로 저는 살을 쫙 빼도 행복하지 않았습니다. 


돌이켜 생각해 보니 살을 뺐던 시간 속 나에게 집중했던 그 과정이 진짜 행복이었다는 걸 한참 뒤에나 깨달았습니다. 


행복에는 선행조건 없습니다. 


지금 바로 당신은 행복해져도, 당당해져도 괜찮다는 말입니다. 


아, 한 가지 중요한 게 있었네요. 


선행조건은 없지만 스스로가 조금 더 행복감을 느끼기 위해서는 '결단'을 해야 한다는 걸요. 


그 결단이 어떤 것인지는 스스로 찾아봐야겠지만요.


분명 지금 당신의 행복을 방해하는 무언가가 있을 겁니다.  


조금 이상한 말 같아 보이지만 이해해 주세요. 


나를 진짜 배려하고 나를 진짜 사랑할 수 있게 되는 것이 성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다이어트도 성장의 도구 중 하나라고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고요. (3년 전 출간한 제 책의 핵심 메시지 이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못한다고 포기하거나 셀프 퇴장 하지 말고 가능한 노력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 사랑과 배려를 점차 주변 사람들에게 쏟아붓습니다. 


자신에게 아무것도 되돌아오지 않아도 계속 배려하고 사랑합니다. (이는 위에서 '결단'한 그것을 계속 실천하는 것이겠지요.) 그러면 언젠가는 자신이 쏟은 것 이상으로 나에게 돌아오는 순간이 있습니다. 


그것을 계속 반복해 나갑니다. 계속해 나가는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쭉 그렇게 해 왔습니다. 지금도 계속하고 있고요. 



이야기 들어줘서 고마워요. 


믿어요. 당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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