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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면을좋아하는타입 Nov 09. 2018

내시경 귀이개를 직접 구매해서 써보았다

이비인후과에나 있는 줄 알았더니

나는 귀 파거나 여드름을 짜는 걸 좋아한다. 고등학교 때 부터 친구들 귀지를 파주곤 했다. 가끔 이과에 진학해서 죽어라 공부를 한 뒤 이비인후과나 피부과를 갔으면 좋았을텐데 하고 후회한 적도 있었다. 귀를 파고 여드름을 짜면 뭔가 개운한 느낌이랄까. 이비인후과 갈 때 마다 귀를 훤히 들여다 볼 수 있는 기계를 보면서 갖고 싶다고 생각했다.


며칠 전 우연히 ‘내시경 귀이개’라는 걸 판매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가격은 1만원 후반에서 2만원 초반 정도. 나한테 팔리기 위해서 세상에 나온 물건인가? 보자마자 결제했다. 이제 언제 도착하려나, 두근두근 하면서 기다렸다. 그리고 드디어 오늘 내시경 귀이개가 도착했고, 나 같은 사람들을 위해 후기를 써보려고 한다.


내가 산 제품은 17,900원에 결제했다.


*주의* 내시경 귀이개는 모든 애플 기기에선 작동하지 않는다. 모바일은 안드로이드, pc는 맥북 외 제품을 사용해야 가능하다.


내시경 귀이개 구성


사용법

1. ‘카메라 파이’ 앱을 다운로드 받는다.

2. 내시경 귀이개를 연결한다. (USB, 5핀, 8핀 연결 가능)

3. 폰 화면에 카메라가 연결된다.

4. 보면서 귀를 판다.


참고 : 귀를 파는 꼭지는 여러 종류다. 철사로 파낼 수도 있고, 앞에 접착제 붙어 찐득찐득한 귀이개도 있고, 면봉 같은 귀이개도 있고, 그냥 평범한 플라스틱 귀이개도 있다. 취향 껏 사용하면 된다.


실제 사용 장면
카페트를 카메라로 확대한 모습
실제로 보면 귀 고막이 제법 선명하게 보인다


내시경 귀이개의 장점

내 귀를 들여다 볼 수 있다

카메라 불빛이 나와서 맨 눈으로 봐도 귀 파기가 편하다 (불빛 강도 조절 가능)

귀 파임을 당하는 사람은 카메라를 보면서 자기 귀 상황을 볼 수 있어 안심할 수 있다

귀 속 뿐만 아니라 피부상태나 모공 상태까지 볼 수 있다 (여드름 짜기 가능)


내시경 귀이개의 단점

귀를 들여다 보는 건 편하지만, 귀를 파기에는 도구가 적절하지 못하다 (조금만 힘주면 자꾸 돌아감)

선명하게 찍기가 어렵다 (조금만 멀어지거나 가까워져도 초점이 안 잡힘)

귀 파임을 당하는 사람이 자기 귀 상황을 알 수 있어, 참견을 많이 한다

한국어로 된 설명서가 없다


결론

점수를 매기자면 5점 만점에 3점 정도 (★★★☆☆)

귀 파기를 좋아하는 사람, 혹은 호기심이 많은 사람은 한 번쯤 사볼만 하다


두 시간 동안 이 진귀한 물건을 시간가는 줄 모르고 가지고 놀아본 결과, 어쨌든 이 가격이면 한 번쯤 경험해볼만한 가치가 있었던 물건이다. 내 주변 사람 중 왕건이 귀지가 가장 많은 할머니와 남동생을 만날 날을 학수고대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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