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당한 바른정당 의원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
1. 애브라함 링컨 대통령은 흑인노예제를 기반으로한 산업을 가진 남부주들과 노예제 폐지에 대한 합의에 실패하고 이 결과로 남부연합주들이 연방 탈퇴에 이어 자신들만의 남부연방정부((Confederation)을 세우자 망설이지 않고 그것을 국가에 대한 반역 (Treason) 으로 여겼다. 그리고 4년간의 남북전쟁이 시작됐다. 4년간 50여만명이 양측에서 사망했다. 2차대전 사망자수와 맞먹는 숫자다.
2. 50만명의 희생대신, 링컨 대통령이 기존 노예제를 가졌던 주들이 계속해서 노예제를 실시할수 있도록 조치하고 대신 새로 편입되는 주들에 대해선 노예제 금지여부를 투표 등으로 결정하는 식으로 중재안을 마련해 대통합을 위한 타협을 할 순 없었을까? 어제 바른정당을 떠난 의원들도 말하지 않았나. "친북좌파세력 집권을 막기위한 보수대통합" 말이다. 국민갈등을 봉합하고 국가통합을 위해 서로 좀 인정하고 양보하고, 과거 허물에 있더라도 좀 여유롭게 봐주고- 원칙은 통합이란 이름아래 잠시 내려놓고- 뭐 이렇게.
3. 하지만 우리 모두가 알다시피- 링컨은 그러지 않았다. '인간은 신 앞에 평등하다'는 자신이 오랜시간 가져왔던 원칙에 반하는 결정을 그는 대통령으로서 내리기를 거부했다. 통합이라는 이름아래 본인이 평생동안 가져온 원칙과 철학을 잠시 내려놓기를 거부했다. 4년여의 지난한 전투끝에- 한 인간을 물건으로 삼던 노예제는 적어도 미국땅에선 사라졌다.
4. 링컨을 생각할때마다 정치인에게 있어 원칙과 철학을 가진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에 대해 느낀다. 링컨 뿐이겠는가- 흑인차별정책에 맞서 거리에 나섰던 마틴루터킹 목사 또한 통합을 이유로 자신의 요구를 타협하지 않았다."국민갈등을 부추기는 행동을 멈추라"는 요구에 그는 이렇게 답했다.
"나에겐 꿈이 있습니다.. 조지아주의 노예 후손들과 그 노예주들의 후손들이 식탁에 모여 앉을 수 있는 꿈 말입니다. 나에겐 꿈이 있습니다. 내 4명의 자녀들이 그들의 피부 색깔이 아니라 그들의 성격에 의해 인간됨을 평가받을수 있는 날을 맞기를 말입니다."
5. 우리 정치인들은 '통합' '국민갈등봉합' 이라는 미명아래 너무나 쉽게 원칙과 철학을 포기하는 것이 아닐까. (처음부터 철학/원칙이 없었을지도 모르겠다.)
6. 만약 마틴 루터킹이 유승민 후보의 마지막 2분 연설을 보았다면- 이런 말을 하지 않았을까?
"나에겐 꿈이 있습니다. 대통령이 대의민주주의 원칙을 져버린 당사자라면, 그럼으로써 헌법을 대통령으로서 위배했다면, 정당을 나타내는 색깔에 관계없이, 그 의원이 여당이건 아당이건 준엄한 국민과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는 대전제에 동의하는 날이 오기를 바라는 꿈 말입니다. "
8. 역사가 우리에게 절절하게 보여주는 정치인의 원칙과 철학의 중요성을 헌신발 신듯 다루는 정치인들을 우리는 어떻게해야할까. 국민갈등봉합, 대통합의 중요성- 그리고 그들의 어법을 빌려 "친북좌파세력" 집권을 막기위해서 눈 감아주고 오히려 응원해줘야할까?
9. 어제 바른정당을 뛰쳐나간 의원들은 정말 한번 이 물음에 대해 오늘 밤 진지하게 생각했음 좋겠다. "나는 정치를 왜 하는가. 어떤 세상을 만들고 싶어서 나는 정치인이 되었는가"에 대해서. (나는 친북좌파정권을 막기위해 정치를 한다" 뭐 이런 대답을 하실 거면.... 그래 앞으로도 그럼 열심히 한 번 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