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심상정 의원
처칠 전 영국 수상은 탁월한 연설가로 유명하다. 올해 개봉한 영화 ‘다크스트 아워’에도 생생히 드러나듯, 독일 히틀러와의 전쟁에서 승리 (Victory) 말고 아무것도 취하지 않겠다는 그의 연설은 성큼 다가운 전쟁앞에 당황해하던, 혹은 두려워하던, 영국인들을 단합시켰다.
"You ask, what is our aim? I can answer in one word: It is victory , victory at all costs, victory in spite of all terror, victory, however long and hard the road may be; for without victory, there is no survival."
"여러분은 저에게 우리의 목표가 무엇이냐고 묻습니다. 한마디로 대답하겠습니다. '승리'입니다.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승리'입니다. 두려움이 아무리 크더라도 '승리'입니다. 그 과정이 얼마나 어려울지 모르지만 '승리'입니다. '승리'가 없다면 우리의 '생존' 또한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는 1897년에 쓴 에세이에서 훌륭한 연설가의 조건으로 밑 사항들을 열거했다.
1. 감정으로 대중을 감동 (inspire) 시키기 전에, 본인이 먼저 자신의 감정에 설득돼야 한다. (Before he can inspire them with any emotion he must be swayed it by himself)
2. [부정한 행위에 대하여] 연설로써 대중의 분노를 불러일으키기 전에, 본인이 먼저 그 부당함에 대해 분노해야 한다. (When he would rouse their indignation his heart is filled with anger)
3. 대중의 눈물을 이끌어내기 전에, 본인이 먼저 눈물 흘리고 있어야 한다.
(Before he can move their tears his own must flow)
4. 대중을 설득하기 전에, 본인이 먼저 말하고자 하는 것을 확신해야 한다.
(To convince them he must himself believe)
지난 28일 심상정 의원의 최저임금법 개정안 반대 연설을 보며 저 구절들이 떠올랐다. 해당 사안에 대해 개인적 의견은 차치하더라도, 심 의원의 연설을 들으면 내뱉는 구절 하나하나, 단어 하나하나에 그녀가 얼마나 큰 신념을 담는지 느껴진다.
처질이 말한대로 그녀는 대중에게 해당 개정안의 '부당함'을 알리기 전에 스스로 그 '부당함'에 대해 '분노'하고 있고, 자신의 감정에대해 확신이 차있다. 어떤 상황에서도 굽히지 않을 확신과 신념을 메세지에 담는다.
정치적 성향을 떠나 훌륭한 정치인의 연설을 듣는 것은 즐겁고 반가운 일이다. 좌우를 떠나 신념이 가득 담긴 국회발 연설을 좀 더 많이 듣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