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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세 Mar 20. 2023

[오늘의 발견 02]

의사소통에서 방향을 공유해야 하는 이유

디스코드를 기반으로 노래를 녹음하는 팀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번에 처음으로 모임 팀이라 각자의 의욕이 넘치는 상태에서 곡을 고르고 신중하게 파트를 나눴다. 이전에 했던 어느 팀에서도 같은 부분을 불러서 모은 다음 음색을 고려하여 파트를 나눴던 적은 없었는데, 초기 작업으로 음색 확인을 할 정도로 잘하고자 하는 의욕이 가득한 팀이다. 


그리고 오늘 처음으로 각자의 녹음본이 모인 날이었는데, 각자 전달받은 파트가 다르거나 화음을 넣은 곳이 다르거나 화음과 원음을 같이 제출한 사람과 화음만 제출한 사람이 뒤섞여 다같이 혼란에 빠졌다. 우리는 파트지를 공유화면으로 보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누군가는 파트지에 어디가 잘못 표시 되었었는지 이야기했고

누군가는 지금 화음을 녹음해야 하는지 물어봤고

누군가는 원래 의도는 어땠는지를 설명하고

누군가는 믹싱을 하려면 파일이 어떻게 제출 되어야 하는지를 말하고 있었다.

과거를 말하는 사람과 현재를 말하는 사람과 미래를 말하고 싶은 사람이 뒤엉켜서 이야기가 하나도 진전되지 않았다.


사람들이 어디를 지향하고 말하는 지는 삶의 태도와 관련있다고는 하지만 의사소통을 할 때에는 누구에게 맞춰야 하는 걸까. 상대방에게 맞추다 보면 180도 뒤바껴서 또 맞지 않을 수 있는게 의사소통이라 쉽지 않았다. 혼란을 줄이기 위해 팀장을 두고 있지만 팀장이 과거를 말하고 있다면, 이 사안에서는 의미가 있는 걸까. 그럼 의사소통에서의 방향은 상대방이 아니라 사안에 따라 맞춰가야 하는 걸까.


이런 저런 생각을 하는 중에 오늘의 회의는 목소리 큰 사람이 정리하고 끝냈다.

사실 목소리가 가장 크고 말을 많이 한 사람은 나와 또 다른 미래를 듣고 싶어하는 사람이었지만, 오늘의 회의에서 가장 목소리가 강력했던 사람은 현재 미싱을 하는 중에 발견한 것을 말하는 믹싱 능력을 갖춘 사람이었다. 


역시 의사소통의 발언권은 전문가에게 주는 게 옳다.

(다만 이 간단한 사실을 모르는 세상의 기관들이 많다는 사실이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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