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계획대로 된 게 하나도 없었던 것 같다. 새로움의 연속이다.
원래 계획은 9개월 실업급여 받으며 글을 쓰고 그림책 학교 다니는 거였는데 갑자기 3월에 취직이 돼서 나의 소박한 꿈은 잠시 미뤄야 했다.
올해 있었던 일을 간단히 적어보면...
1. 취직 : 새로운 일을 하게 되었고, 큰 행사도 치렀는데 깨달은 건 나랑 맞지 않다는 것. 예전에 내가 했던 일과는 이제 결별하고 제2의 인생을 위해 집중해야겠다. 1년만 채우면 조기취업수당을 받을 수 있으니 내년 2월까지만 버티자!
2. 그림책 학교: 일 년 과정인데 도저히 취직을 하면서 같이 병행할 수 없었다. 입사 전에는 탄력 근무를 쓸 수 있다고 했는데 입사하니 말을 싹 바꿔버렸다. 결국 내 휴가를 쓰고 다닌 셈이다. 말이 그림책 학교지 사실은 아트 스쿨이나 마찬가지다. 은퇴하거나 조금 시간적 여유가 있으면 다시 들어보고 싶다. (그때까지 선생님이 가르치셔야 할 텐데....) 그림보다 글쓰기가 내 적성과 맞다는 걸 깨달았다.
3. 여성문학대전 대상, 원고 투고, 게임 시나리오 작업 : 상반기에는 전혀 글을 못 쓰다가 하반기부터 쓰기 시작했는데 뜻밖의 성과들이 있었다. 지인의 소개로 처음으로 게임 시나리오 작업을 하게 되었는데 비록 짧은 경험이었지만, 시나리오 작성에 대해 조금 알게 되었고 더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년에는 시나리오에도 도전해 보고 싶다.
4. 조주기능사 자격증 : 이게 나의 마지막 자격증이라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내년에도 다른 자격증 공부를 하게 될 것 같다. 조주기능사 자격증 때문에 술을 너무 많이 마시게 되어 지금은 금주 중이다. 다시 쓸개가 좋아지면 멋지게 칵테일을 말아 마셔야겠다.
5. 건강 관리 및 헌혈: 올해 화두는 '습관을 바꾸자'였다. 더 이상 나빠진 건강 상태를 방치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매일 수면, 음식, 운동 등을 기록했다. 목표했던 3킬로 정도 빠졌고 몸이 건강해진 느낌이다. (내년에도 3킬로 감량 목표로 잡아야겠다) 역시 잠이 제일 중요한 것 같다. 수면을 체크하고 나서부터 몸이 좋아지는 걸 느꼈다. 지난달부터는 24시간 단식도 일주일에 한 번 하고 있다. 생애 첫 헌혈도 했다. 두 번째 헌혈을 하려 했는데 거절당했지만, 올해 가기 전에 한 번 더 시도할 예정이다. 매년 두 번 정도는 헌혈을 할 생각이다.
6. 발리, 스톡홀름 출장 - 뜻하지 않게 두 번의 출장을 가게 되었다. 북유럽은 한 번도 못 가봤는데 이번 기회에 가서 좋았다. 마침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 소식을 접했는데, 스톡홀름 갔을 때 노벨박물관도 들렸고 노벨시상을 하는 시청도 봤는데, 기분이 묘했다. 언젠가 나도 노벨상을 탈 수 있으려나?
7. 소소한 즐거움 - 그 외 소소한 즐거움들이 많았다. 군산, 전주 맥주축제, 제주도 한라산 등반, 대전, 전곡리 여행도 다녀오고, 올해도 펭클럽 다녀오고, 한겨레 출판사 하니포터 9기로 활동하고, 뮤지컬 및 공연도 많이 보고....
2024년은 다사다난했던 한 해였다. 내년에는 차분하게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위해 준비하는 시간을 가지려 한다. 주변에 친한 지인들이 아프거나, 부모님이 돌아가시는 일도 있었다. 가족과 주변 사람들을 더 챙기는 여유를 가져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