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전당 오페라하우스 (A석 3층 재관람 후기)
지난 2월 11일 뮤지컬 라이온 킹 인터내셔널 투어 - 서울 공연을 관람했다.
그때는 R석 1층 A블럭 17열에서 관람했고, 이번에는 A석 3층 B블럭 6열 11번, 12번에서 관람했다.
자난 관람의 후기와 비교하며 보는 것도 재미가 있을 것 같아 링크를 첨부한다.
https://brunch.co.kr/@liseul2/45 (뮤지컬 라이온 킹 인터내셔널 투어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 1층 관람 후기)
3월 11일 금요일 7시 반, 정확히 한 달 만에 라이온 킹을 다시 보게 되었다.
사연을 말하자면 이렇다.
첫 관람 시, 식사 시간이 충분하지 않아 예술의 전당 1층에 있는 리나스 예술의전당점에서 샌드위치로 식사를 해결했다.
저번 후기에서도 볼 수 있지만, 그 당시 리나스에서는 라이온킹과 함께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었다.
첫 번째는 샌드위치 메뉴 중에 리나스 킹이 붙은 메뉴를 먹으면, 스크래치 복권을 주었다.
우리는 셋이 가서 다 리나스 킹 메뉴를 먹었고, 모두 꽝에 당첨됐다ㅋㅋ
하지만 한 가지 이벤트가 더 남아 있었다.
2월 24일까지만 진행하는 이벤트로, 리나스 메뉴를 산 후 해시태그와 함께 SNS 인증 시 추첨을 통해 <라이온 킹> 초대권을 증정한다는 이벤트였다.
그렇다.
나는 그 이벤트에 당첨된 것이다.
으하하하하하하핳
나는 럭키 걸.. 우먼? 휴먼?
아무튼
3월 11일 금요일 19시 30분(A석, 1인 2매)였는데,
어떻게 우리 다 스크래치 꽝이지? 이거라도 되자!!!!!!!!
이러면서 올렸었는데, 진짜 되다니. 꺄악
작년의 악재는 이제 다 떨어져 나간 것 같다.
삼재 빠잉
이제 나의 시대다!!!!!!!!!!!!!!!!!
이런 사연으로 <라이온 킹>을 한 번 더 보게 된 것이다!!!!!!
3층이라 너무 멀려나?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그동안 보던 시야와 전혀 다른 각에서 보는 것도 또 색다른 느낌일 것 같아 즐거운 마음으로 예술의 전당으로 향했다.
원래 리나스에서 한 끼를 할까 했었지만, 햄버거가 너무 먹고 싶어서 KFC를 해치우고 왔다.
하지만 조만간 앙리 마티스 전을 보러 예술의 전당에 갈 예정이기 때문에, 그때 리나스를 방문해서 고마운 마음을 샌드위치로 사겠어.
자리도 여유롭게 받고, 사진도 지난번에 이미 오만 오천 장은 찍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찍지 말고 시간을 보내자며 우리는 밖으로 나왔다.
날씨가 너무 좋았다.
낮에는 19도까지도 올라갔다던데, 얇게 입었는데도 꽤 더웠었다.
겨울 지나 봄이 오는 게 새삼 신기하다.
날이 좋아 신이 난 우리는 또 밖에서 사진을 오만 장 찍기 시작했다.
지난 달에 라이온킹을 보러 올 때만 해도 정말 추웠는데.
너무너무 예쁜 예술의 전당에 또 한 번 감동하며, 공연이 시작하길 기다렸다.
밑에서는 그렇게 높아 보이던 현수막이 3층에 올라오니 너무나 가깝게 느껴졌다.
정말 코앞
머나먼 포토존.
절대 줄 서서 사진 찍지 않는다.
멀리서 바라본다.
기다리면서, 3층에 작게 있는 전시 공간도 구경했는데
멋진 무대디자인 가안들이 있었다.
왼쪽 사진은 자세히 보면 오케스트라 피트(무대 앞에서 음악 연주자들이 자리 잡고 연주하는 낮은 구역)에 여러 스태프도 조각되어 있다. 세상 섬세..
금손들 너무 많고 멋지다.
3층 좌석에 앉게 돼서 이런 구경도 할 수 있고 정말 좋았다.
1막 70분, 인터미션 20분, 2막 60분으로 총 150분.
공연 시간이 길어서 혹시나 해서 공연 전에 화장실을 두 번이나 다녀왔다.
2층에 한 번, 3층에 한 번, 영역표시 하러 다니는 느낌
확실히 지난 방문 때 1층 화장실보다 한산했다.
줄을 선 적이 한 번도 없음.
1층에 예매했더라도 화장실이 많이 급하면 위층 화장실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인 것 같다.
특히 이날은 예술의 전당 CJ 토월극장에서 하는 <잃어버린 얼굴 1895>에서 휘 역의 윤태호 배우가 양성 판정을 받아 3월 10일 공연부터 15일 공연까지 공연이 취소되어서 2, 3층은 더 한산했던 것도 있는 것 같다.
다들 안 아프고 코로나도 좀 끝났으면ㅠㅠ
오늘의 캐스팅은 이랬다.
저번과 무파사, 어린 심바, 어린 날라, 반자이가 다른 배역이었다.
<라이온 킹> 인터내셔널 투어의 캐스트는 같은 퀄리티를 유지하기 위해 전 세계 프로덕션과 같이 당일 공지된다고 한다.
이게 또 이 공연을 즐기는 한 가지 묘미가 아닐까 싶다.
저번 후기에서도 말했었지만, 무파사역 배우 음토코지시 엠케이 카니일레는 부상 중으로 이번 투어에 참여하지 못해서, 다른 분들이 돌아가며 역할을 서고 있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이번에 본 무파사가 조금 더 내가 생각한 무파사에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체격적으로도 그렇고, 음성적인 부분에서도 그랬다.
하지만 조금 아쉬웠던 것은 여러 조건이 좋았던 반면에 움직임은 아주 조금 어색한 느낌이 들었다.
몸을 잘 못 쓰시는 느낌이랄까.
동생도 같은 감상을 느꼈는데, 어디까지나 우리의 개인적인 감상이었을 뿐이고, 조금 아쉬웠을 뿐이지 아주 잘해주셨다.
어린 날라와 심바는 저번 친구들이 조금 더 좋았다.
이번 친구들은 오늘 상태가 안 좋았던 건지ㅜㅜ
특히 어린 심바 역의 배우가 <I Just Can't Wait to Be King>을 부를 때, 시작부터 음이 너무 떨어져서 아쉬웠다.
어린 배우들과 성인 배우들의 차이가 분명 있겠지만, 저번 공연에서는 그런 느낌을 못 받았었는데 이번에는 음량이 작아 전달이 잘 안 되어서, 3층이라 그런가 싶었는데, <Hakuna Matata>에서 성인 심바가 나오자 소리가 공연장을 꽉 채우는 걸 보고, 좌석의 문제가 아니었구나, 체감했다.
반자이는 오늘이 원래 배역의 배우셨다.
이번 공연에서도 역시 다들 좋았었지만, 특히나 티몬과 품바 배우의 에너지나 디테일이 정말 좋았다.
저번과 같은 분들이었는데, 그날보다 훨씬 좋았다.
또 성인 심바와 날라도 그날보다 좋은 느낌이었는데, 어린 배우들과 확 차이가 나서 그랬던 것도 있는 것 같고, 3층에서 본 것이 또 어떤 영향을 준 것 같다.
지난 관람 때는 1층이라 가까운 편이라 그랬는지 날라의 움직임이 다소 과장되게 느껴졌는데, 위에서 보니 동작이 정말 잘 보였고, 3층까지 잘 전달되는 동작이라 1층에서는 다소 그렇게 느꼈었나 보다 바로 이해가 됐다.
심바 배우는 매번 볼 때마다 느끼지만, 엄청난 몸을 가지고 계셔서 가슴이 나보다 크신 것 같다.
놀라워하며 보고 있다.
목청도 너무 좋으심.
공연장 밖에서도 들릴 것 같은 느낌.
저기 표시한 곳이 우리 자리였는데, 3층 제일 뒤에서 바로 앞줄 가운데.
그래서 두 번 정도 관객석을 훑으며 위로 올라가는 조명이 디자인되어 있었는데, 그때마다 실명 위기를 맞았다.
저번 공연 후기에서 까먹고 적지 않았지만, 그날은 스카와 어린 심바가 계곡까지 가는 길이 표현되는 그림자 씬에서 실수가 있었었는데, 이번 공연에는 그런 눈에 띄는 실수는 없었다.
1층에서 볼 때 자막을 동시에 보는 게 거의 불가능한 시야라 그냥 포기하고 봤었다.
이번에는 위에서 보니까 가능하려나 했는데, 이번에도 역시나 어려웠다.
자막이 약간 밑으로 있고, 우리 자리가 너무 가운데라 그랬는데, 자막을 같이 한눈에 담으려면 2층의 가장자리 좌석 쪽이 가장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하지만 2층에서 본 적이 없어 검증은 되지 않았음)
1층에서 보는 게 확실히 더 압도되긴 한다.
몰입도 더 잘 되고, 소리도 확실히 더 웅장한 것 같다.
하지만 3층에서 보는 건 전체를 보기에 굉장히 좋았고, 1층에서 볼 때와 다른 깊이감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확실히 전에 보던 풍경과 다른 시야에서 보다 보니 좀 새롭게 다가오는 부분들도 있었다.
저번에도 그렇고 이번에도 그렇고, 굉장히 작은 간이용 망원경과 아이비노 두잉 10X25 망원경 이렇게 두 개를 가지고 갔었다.
1층 좌석에서 아이비노 망원경으로 봤을 때는 거의 얼굴만 가득 차게 보이는 수준이라 망원경을 많이 안 썼는데, 3층 좌석에서 아이비노 망원경으로 보니까 전신이 다 들어와서 그리고 적당히 투 샷까지 잡히게 보는 게 가능해서 이번에는 아주 유용하게 잘 썼다.
망원경 있으신 분들은 꼭 챙겨가시면 좋을 것 같다.
맨 눈으로는 전체적인 그림을 보시고, 움직임이 많지 않은 감정씬에서는 망원경을 이용해 배우들을 들여다보면 더 풍성하게 공연을 즐길 수 있다.
이제 다음 주면 서울 공연이 마무리되고(3월 18일 금요일까지) 부산에서 공연된다.
티켓링크에서는 굿바이 서울 할인을 하고 있으니 관심있으신 분들은 찾아보시길.
큰 사고 없이 공연히 잘 마무리되고, 많은 사람이 좋은 공연을 즐기며 추억을 쌓게 되면 좋겠다.
난 꼭 더 넓은 공연장 가서 보고 말 테다.
브로드웨이 기다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