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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토마스 Nov 26. 2018

쇼핑의 계절

올해도 어김없이 돌아온 블랙 프라이데이를 맞이해서, 오늘은 미국에서의 쇼핑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평소에 쇼핑을 즐기지 않는 사람이라도 이때만큼은 왠지 무언가를 사야만 할 것 같은 느낌에 사로잡히게 되는데, 하루 동안 메일함에 도착한 블랙 프라이데이 관련 광고 이메일만 수십 통에 이른다. 그럼, 왜 하필이면 땡스기빙 데이 다음날인 11월 넷째 주 금요일에 다들 물건을 이렇게 싸게 파는 것일까? 가장 그럴듯한 대답은 '재고처리'일 것이다.


미국은 거대한 땅덩이만큼이나 엄청난 물자가 흘러넘치는 곳이다. 거대한 규모의 마트에 꽉꽉 들어차 있는 수많은 상품들을 볼 때면 과연 저것들이 다 팔릴까 라는 의문을 가지게 된다. 내가 느낀 미국의 소비재 상품의 모토는 '일단 많이 만들어놓고, 안 팔리면 다 팔릴 때까지 가격을 내린다'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이런 철학의 하이라이트가 바로 블랙 프라이데이인 것이다. 블랙 프라이데이가 되면 판매자들은 그동안 쌓인 재고들을 싼 가격에 털어버리는 동시에, 이것을 미끼로 소비자들이 다른 상품들도 덩달아 구입하게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블랙 프라이데이는 이런 재고처리 행사의 시작이라 할 수 있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핵심은 "다 팔릴 때까지 가격을 내린다"이다. 블랙 프라이데이와 사이버 먼데이가 지나면 미국 사람들이 가장 돈을 많이 쓰는 시기 가운데 하나인 크리스마스 시즌이 시작된다. 이는 사이버 먼데이가 끝나는 11월 말부터 크리스마스까지는 굳이 가격 할인을 할 필요가 없음을 의미한다. 즉, 블랙 프라이데이와 사이버 먼데이에 1차로 재고를 털어버린 뒤에는 크리스마스 대목까지 다시 정상 가격으로 판매한다는 말이다. 이후 크리스마스가 끝나고 남은 재고는 다음 해 1-2월에 "팔릴 때까지" 가격을 내려 결국에는 털어버리게 된다. 왜냐면 봄이 되면 또 엄청난 양의 신제품들이 창고로 들어오게 되니까. (그래서 연초에 의류 매장에 가보면 가격표에 새롭게 할인된 가격 스티커가 2중, 3중으로 붙어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구조를 이해했으니 이제는 쇼핑 전략을 짜 볼 차례이다.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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