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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토마스 Jun 30. 2020

어린이집 첫째 날 (상)

미국에서의   년은 아내와 , 모두에게 힘든 시간이었다. 나는 학업 스트레스 때문에, 아내는 육아 스트레스 때문에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이었다. 외국에서 아이를 키우게 되면 주변에 육아를 도와줄 가족이 없다 보니 이른바 '독박 육아' 때문에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아내도 박사과정 남편을   '독박 육아' 늪에 빠지게 되었다. 특히 눈이라도 많이 오는 날에는 꼼짝없이 집안에 갇혀서 아이와 하루 종일 시간을 보내야 해서, 아내는 미국에  뒤로 겨울을 싫어하게 되었다.


 시험에 합격하고  번째 학기가 어느덧 중반을 넘겼을 무렵, 아내가 잠자리에 들기 전에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오빠, 나 너무 힘들어...


미국에  이후,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아침부터 밤까지 하루 종일 아이와 시간을 보냈던 아내. 육체적으로 힘든 것은 말할 것도 없고, 혼자만의 시간이 사라지다 보니 아내의 자존감도 많이 떨어진 상태였다. 공부를 핑계로 그동안 제대로 아내에게 신경 써주지 못했던 미안함에 가슴이 아팠다.


더 이상은 못 버틸 것 같아...


우리는 하루에  시간 만이라도 토쥬군을 봐줄  있는 곳을 바로 찾아보기로 했다.


몇 군데의 선택지 중 우리 마음에 가장 들었던 곳은, 집 근처의 '드림 메이커'라는 어린이집이었다. 우선 집에서 도보로 갈 수 있는 가까운 거리에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시설은 다소 오래되었지만, 같은 장소에서 오래 동안 엄마와 딸이 소규모로 내실 있게 운영해왔다는 점이 신뢰가 갔다. 우리는 일단 일주일에 세 번, 하루에 세 시간 정도만 시험적으로 보내보기로 했다.


막상 어린이집에 아들을 보낸다는 생각을 하자, 아내는 불안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말도 안 통하는 곳에서 엄마 보고 싶다고 계속 우는 것은 아닌지, 혹시 괴롭히는 아이는 없을지, 선생님이 잘 돌봐줄지... 불안한 것은 나도 마찬가지였지만, 이왕 결정했으니 일단은 한번 보내보고, 아이가 힘들어하면 그때 다시 생각해보기로 했다.


태어난 후로 줄곧 엄마 품에서만 지내왔던 토쥬군이 드디어 엄마랑 떨어져 처음으로 어린이집에 가는 이 되었다. 아이에게  번이고 오늘부터 어린이집에 간다고 미리 주지시켰지만, 막상 당일이 되니 아침부터 우리 부부는 초긴장 모드가 되었다. 하필이면 이날 내가 아침에 수업이 있어서, 아내가 아이를 데려다 주기로 했다.


아들, 어린이집도 가고 이제  컸네. 멋져!  다녀와!


말은 이렇게 했지만, 집을 나서는 발걸음이  떨어지지가 않는다.


과연 토쥬군은  해낼  있을까? 아니, 그것보다도 아내가 과연 아이와  떨어질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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