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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잔 Apr 06. 2019

리프트가 우버를 이기는 날을 기대하며, 리프트

Lyft, John Zimmer

How I Built This with Guy Raz- Lyft, John Zimmer
2017년 2월 13일 에피소드


바로 며칠 전 우버보다 먼저 30조의 기업가치로 상장에 성공한 차량 공유 스타트업 '리프트'의 이야기- 한국에서는 차량 공유하면 우버를 먼저 떠올리지만, 이 개념 자체는 리프트가 우버보다 앞섰다. 처음에 우버는 전문 운전사들이 모는 리모같은 프리미엄 이미지를 앞세웠다. 그에 반해 리프트는 개인 소유의 차량 공유가 핵심이었고, 이는 친구 차를 빌려 타는 가벼운 느낌의 브랜딩으로 이어졌다. 무조건 승객이 뒷좌석에 앉는 우버와 달리, 리프트는 드라이버와 승객 간의 존중하는 문화 정착을 위해 승객이 운전석 옆 자리에 앉도록 캠페인을 진행했다고 한다. 우버는 각종 성추문과 운송이라는 단어 아래 문어발 확장을 하고 있다. 둘이 라이벌이라고 하기에는 우버의 점유율이 절대적으로 높긴 하지만, 존중이라는 핵심가치 덕인지 최근 3년간 리프트가 시장 점유율을 많이 따라잡았다고 한다.

나스닥에 상장하고 기뻐하는 Lyft 팀, John Zimmer가 왼쪽의 남색 수트


공동창업자인 John Zimmer는 코넬대 호텔 경영학을 전공했고, 리먼 브라더스에서 일하다가 로건 그린을 만나 짐라이드 창업 여정에 함께하게 된다. 짐라이드는 2007년에 오픈한 주로 대학교에서 이용하는 장거리 이동 카풀 서비스였는데, 4-5년 동안 꽤 괜찮은 수준으로 서비스를 운영했다. 그러다가 2012년에, John은 지금 시점에 우리가 서비스를 다시 기획한다면 어떤 모습일까?라는 질문으로 짐라이드에 대한 컨셉을 재정립하는 시간을 가졌다. 미국의 95%의 자동차는 주차장에 주차가 되어있고, 택시는 불편하고, 개인 소유의 차량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이런 고민들은 지금 리프트의 모델로 빠르게 발전이 됐다. 4-5년 동안 운영했기 때문에 결코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본래 하고 있던 짐라이드는 다른 회사에 매각을 하기로 하고, 본격적으로 이 새로운 서비스 리프트에 완전히 올인했다.


그런데 출시하자마자 캘리포니아에서 차량 공유 자체가 불법이라고 시비가 걸려서 거의 한 달 동안 엄청난 스트레스 속에 살았다고 한다. 그러다가 우버도 우버X를 출시하면서 리프트와 같은 라인에서 경쟁하게 되고, 이 거대한 경쟁자는 투자도 훨씬 많이 받아서 덩치도 큰데- ㅋㅋ 창업자가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았을지 불쌍했다. 분명, 본인이 먼저 시작한 아이디어였는데, 본인보다 훨씬 큰 회사에서 덥석, 그것도 아주 공격적으로 돈을 펑펑 쓰는 마케팅을 한다면? 내가 미국 주식에 투자할 수 있다면, 리프트 주식을 사놓겠다. 글로만 써도 후달리는 이 경쟁에서 오랫동안 꾸준히 점유율을 높여서 결국 상장까지 해낸 이 저력과 내공에 배팅을 걸어보고 싶다.


생각해 볼 만한 포인트

·돈이 많다고 가장 좋은 서비스를 만들 수 있는 것은 절대 아니다. 돈으로 사람들을 모으는 단기적인 전략들은 그저 돈을 다 태우는 멍청한 짓. 창업자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사회와 이 사회에 어떻게 본인의 사업이 기여할 수 있는지, 그래서 기여하려면 갖추어야 하는 회사의 제1 철학은 무엇인지가 정해져야 한다. John은 차로 가득 찬 답답한 도시 대신에 사람으로 둘러싸인 활기찬 환경들을 상상했다. 리프트의 운전자들은 승객을 원하는 장소에 데려다 줌으로써 운전으로 사람들에게 더 나은 환경을 제공한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일할 수 있다.

·짐라이드를 한참 잘 운영을 하다가- 갑자기 본인들이 하던 것을 멈추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면?이라는 질문이 없었다면, 리프트도 없었다. 짐라이드는 2007년이지만, 리프트는 2012년에 런칭했다. 올해가 2019년이다.  7년 만에 30조 가치의 기업을 가치를 일궜다. 우버의 블랙 서비스가 이미 한창 자리를 잡은 시점에서, Ride에 대한 새로운 정의와 함께 빠른 서비스 런칭- 대단하다.

·스타트업이든 그냥 회사든 돈을 벌어서 수익을 내는 것은 어디나 같다. 여기서, 본인이 회사를 왜 만들었는지에 대한 철학, 미션이 있어야 멀리 갈 수 있다. 이유도 없이, 저절로 멀리 가지는 일은 결코 없다.

·이 에피소드 외에 한번 더 짧은 에피소드에 John이 등장하는데 여기서 마지막 질문이 20년 후에 사람들이 직접 차를 몰까? 였다. John의 대답은 도시환경에서는 아니고 놀이공원에서 볼 수 있을 거라고! ㅋㅋ 와-우. 그래, 어쩌면 2039년엔 사람이 직접 차를 모는 것은 너무 위험하다고 법으로 금지되어 있을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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