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tagram, Kevin Systrom&Mike Krieger
How I Built This with Guy Raz- Instagram, Kevin Systrom&Mike Krieger
2017년 11월 13일 에피소드
2019년 현재, 페이스북은 젊은 세대의 서비스 이탈과 가짜 뉴스 등으로 이슈를 탔다. 그동안 페이스북을 매개로 하던 서비스들은 점유율이 심각하게 떨어지고 있다. 반면, 인스타그램은 계속 성장하고 있다. 페이스북이 2012년 인스타그램을 1조에 사들였던 결정은 태어나서 가장 잘한 일이 되었다. 지금 인스타그램의 기업가치는 7년 만에 약 111조로 추정된다. 인스타그램은 만들어진 것부터 성장한 것까지 모든 것이 메가밀리언 로또를 10번은 맞은 듯한 느낌이다.
창업 초기 Kevin은 Burbn이라는 위치기반의 공유 서비스를 내고 바에서 캐주얼하게 만난 투자자에게 운 좋게 25만 달러를 투자받는다. 후에 전설의 마크 안드레센! 도 우연히 추가로 투자를 하면서, 사무실도 없는 앱만 달랑 있는 이 회사는 현금을 넉넉하게 보유해서 출발한다. 이때가 아이폰3, 4가 나오면서 점점 활성화될 때라 투자 분위기가 과열되어서 그런 것인가? 혹은 정말 마크 안드레센이 엄청난 안목이 있어서인가? 유저가 많지도, 회사가 수익모델이 있지도 않은데 앱 출시만 가지고 5억 가량의 투자를 받고 출발할 수 있다니 놀랍다. 인스타그램의 창업자 케빈과 마이크인데, 빅뱅이론의 쉘든과 레너드가 생각난다.
Burbn때는 말 그대로 유저가 100명이었다. Burbn은 이런저런 기능을 넣어봤지만 더 성장하지 않고 멈춘 상태라, Kevin은 아내와 함께 멕시코로 휴가를 가서 머리를 식히기로 했다. 그러면서 Burbn의 유저 행태를 살펴보니 모든 유저가 전부 사진 기능을 사용하고 있었다. 케빈은 린 스타트업을 썼던 에릭 리스의 조언을 새기며 위치기반 서비스보다 유저들이 쓰는 사진에만 포커스를 맞춰야겠다고 생각했다. 아내는 동의하면서도 본인의 사진이 별로라 즐겨 쓸 것 같지는 않다고 했다. 이 말을 듣고 케빈은 필터 기능을 추가해서 누가 찍어도 그럴듯한 사진을 공유하기 쉽도록 해야겠다고 생각을 정리하고 바로 스케치에 들어갔다.
그렇게 8주 만에 만들어서 나온 인스타그램! 대망의 2010년 10월! 출시하자마자, 1시간 만에 25,000명의 가입자가 생겼다. 컴퓨터 한 대로 출시할 만큼 가볍게 업로드했고, 사람들이 미친 듯이 접속하면서 서버는 계속 다운됐다. 3주 만에 30만 명의 가입자를 모았다고. 앱을 공개하기 전 저널리스트와 밸리의 사람들, 그리고 드리블에 있는 10명의 탑 디자이너들을 먼저 초대했다. 포토그래퍼는 고사양의 사진들을 찍기 때문에 가벼운 인스타그램에 맞지 않다고 판단해 상대적으로 사진은 좋아하지만 본인의 메인 잡은 아닌 디자이너들을 초기 서비스에 초대했다. 디자이너들은 인스타그램으로 필터를 적용해 그럴듯한 사진들을 업로드했다. 그래서 당시 인스타그램 출시 후 다운로드한 사람들이 받았던 첫인상은 휴대폰만 가지고 이런 사진을 찍을 수 있단 말이야? 이런 느낌이었다고.
후에 인스타그램은 대통령도 쓰고 저스틴 비버도 쓰는 앱이 되며 모두가 아는 대로 16개월 만에 페이스북에 인수된다. 유저는 엄청났지만 수익모델은 없는 10명 남짓한 회사를 페이스북이 1조 원에 인수했을 때 엄청 파격적이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당시 케빈이 본인이 만든 것의 가능성을 완전히 이해 못한 것일 수도 있다. 인스타그램 에피소드는 들으면서 정말 너네 좋겠다 진짜 소리가 계속 나온다. 물론 창업자들은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모든 순간에 어려움이 있었고, 망할 가능성이 매번 있었다고 하지만- 결과를 알면서 들어서 그런지 그렇게 와 닿지는 않는다. Product Market Fit을 이렇게 출시하자마자 빠르게 찾은 사례가 있나? 초반의 핵심 기능이 바뀌지 않고 2019년까지 똑같이 유지되면서 말이다. 그럼에도 궁금한 마음이 든다. 어떻게 이렇게 완벽한 스타트업의 성공사례가 될 수 있었을까? 당시에 같이 출시한 사진 기반 앱들이 많이 있었을 텐데. 케빈은 당시 사진 앱들은 대부분 친구에게만 오픈된 폐쇄된 형태의 공유 앱이었는데, 인스타그램이 결정했던 개방형 플랫폼인 덕이라고 답한다. 근데 그게 아니야- 그냥 모든 것이 완벽했던 거야.
생각해 볼 만한 포인트
·인스타그램은 right timing이 스타트업에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아이폰 4가 출시되면서 카메라 기능이 개선되고, 휴대폰에 카메라 기능이 장착되어 있던 때 찍은 사진들을 쉽게 공유할 수 있는 서비스가 없었고, 그 자리를 인스타그램이 당연하게 차지한다. 당시에는 사람들이 새로운 어플들을 계속해서 테스트해보는 분위기였던 것도 한 몫한다. 사람들의 니즈가 있어도 타이밍이 안 맞으면 안 되는 건데, 케빈과 마이크는 전생에 페니실린이라도 발견했나 보다.
·기본적으로 스타트업은 Make something people want를 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데, 사람들의 니즈가 글로벌하게 엄청 강력한 것이라면 인스타그램이 될 수도 있다. 물론, 천운도 따라야 한다.
·인스타그램이 성장하는 과정은 물 흐르듯 자연스럽다. 가장 이상적인 스타트업의 사례다. 창업자들은 유저의 니즈를 Day1부터 찾았기 때문에, 성장에만 온 힘을 쏟을 수 있었다. 스타트업은 PMF를 찾는 순간부터 진짜 시작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그전까지는 생존의 문제다.
·작년 10월경, 케빈과 마이크는 페이스북에서 사퇴했다. 페이스북 점유율이 점점 떨어지고 인스타그램은 성장하고 있으니 마크 저커버그는 인스타그램에 페이스북 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내부 개편을 해야 한다고 밀었고, 인스타그램 창업자들은 인스타그램은 페이스북과는 다른 독자적인 서비스라고 하면서 마찰이 생긴 모양. 아무리 그래도 2010년부터 2018년까지 거의 9년 동안 만들어 온 자식 같은 인스타그램을 남겨 두고 떠나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지금 시점에서 케빈과 마이크는 당시 1조 원에 인스타그램을 매각했던 결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