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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ugo Mar 26. 2022

통장을 꼭 쪼개어야만 하나요?

재테크 이야기 #1

지금까지 지내면서 통장을 쪼개어 쓰라는 말은 지겹도록 들어왔지만 사실 단 한 번도 통장을 나눈 적이 없다. 한두 번 정도 시도를 해보려고는 했지만 통장을 실제로 쪼개어 생활하지는 않았다. 최근 재테크 관심을 갖고 그동안 안정된 노후 준비를 하질 않았다는 죄책감에 서둘러 공부를 하고 있다. 


절약, 저축에 관한 책을 들추어 보았다. 책상 아래 켜켜이 쌓인 책을 들추어 보니까 오래전부터 경제 상식을 깨우쳐 보려고 노력한 흔적이 있었다. 관심이 없었다고 생각했지만 이미 절약에 관한 책이 서너 권이 있었다. 오래된 책이다. 위의 사진은 저자 구 채희 씨가 지은 <푼돈을 목돈으로 만드는 생활의 기술>이라는 제법 긴 제목의 책이다. 여기에 가장 핵심, 기본이 되는 통장 쪼개기의 개념이 나온다. 


1. 급여통장 + 고정지출 통장 


2. 생활비 통장


3. 비상금 통장 


4. 투자 통장 


"과연 통장은 쪼개어야만 저축이 가능한 걸까?"

그동안 내가 갖고 있던 의문은 단순했다. 정말 통장을 쪼개어서 급여를 받으면 각 통장으로 이체를 하는 수고스러움이 반드시 있어야만 저축이 가능한가? 의문이었다. 어쩌면 귀찮았는지도 모르겠다. 단순하게만 생각했다. 내가 소비를 줄이면 되지 않을까, 매우 간단했다. 그래서 통장을 쪼개지 않고 최대한 아껴 보려고 노력은 해 보았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쉽지 않았다. 지출이 줄지 않았다. 왜 그럴까? 카드 내역을 둘러보아도 분명히 내가 사용한 금액이 분명했다. 기가 차고 코가 막힐 노릇이었다. 분명히 아낀다고 했는데 왜 안될까? 이 많은 지출은 대체 언제 사용을 했단 말인가. 내  두 눈으로 보면서도 믿고 싶지 않았다. 


곰곰이 생각을 해 보았다. 통장을 쪼개기 이전에 문제점이 하나 있었다. 그것은 바로 카드 갑의 중복되는 부분이었다. 예를 들어, 20022년 1월이나 2월에 큰 금액의 제품이나 상품을 구입하면서 할부를 한 경우, 이 가격의 일부가 매달마다 중첩이 된다. 나는 항상 이 금액을 염두에 두지 못하고 매 달 사용하는 금액의 계산만을 열심히 한 것이었다. 알고는 있어도 시간이 지나면 잊어버린다. 솔직히 말해서 결제가 된 것인지 아닌지도 잘 모르는 상태가 되어 버리고 할부니까 적은 금액이라고 치부해 버리는 것이었다. 



이러다 돈을 모으기가 할까? 

꽤 많은 시간, 나의 저축은 실패를 했다. 번번이 좌절했고 생각하지도 못했던 소비가 발생하고 지출은 줄어들지도 않았다. 지난해 나는 허리 디스크 수술을 받았다. 꽤 많은 수술비 청구에도 다행스럽게도 실비보험이 있어서 커버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분명히 보험 청구로 받은 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내 통장의 돈은 사라져 가는지 알 수가 없었다. 



다시 통장 내역과 카드 사용 내역을 돌아보았다. 역시 할부가 문제였다. 할부의 기간이 길었던 것들이 내 목을 죄고 있었다. 아이폰 13 PRO를 구입하면서 당신에 무슨 생각이었는지 모르겠지만 긴 할부 기간을 선택했던 것이었다. 이렇듯 할부 기간이 길면 실제로 내가 사용할 수 있는 다음 달의 비용은 더 커지고 만다. 이 사실을 대강 감을 잡고 있지만 실제로 저축을 하려고 하면 통장에 충분한 돈이 없음을 몸으로 깨닫게 된다. 그러니까 우리가 물건을 구매할 때 할부 기간을 기록해 두거나 아니면 최대한 할부를 피하는 것이 좋다. 실제로 할부 기간 없이 일시불로 물건을 구매하는 것이 신용도를 올리는 데에도 긍정의 측면이 있다고 한다. 


아무튼 깨닫게 되었다. 할부기간이 사라지는 즈음에 내가 평소 사용하는 소비를 하면 그동안 내가 예상한, 추측 가능한 범위의 소비가 카드 내역서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타이밍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머리로 이해하는 것과 몸으로 깨닫는 것은 절대적으로 다른 결과를 가져온다. 3월 현재 카드 사용 금액을 파악하면서 다시 머릿속에 새기면서 계획적인 소비를 하고 있다. 아마도 이런 상태면 4월에는 굉장히 선방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본다. 가계부를 사용할 정도가 못 되면 '뱅크 샐러드'를 다운로드하여서라도 하루 소비, 일주일 소비를 가늠해 보아야 한다. 


뱅크 샐러드 같은 앱을 통해서 가계부를 대신할 대상을 찾아라! 

요즘은 어떤 어플을 사용하더라도 관리가 편리하다. 하다 못해 하나의 어플에서 내 계좌를 모두 연결해서 종합적으로 내 자산을 관리할 수가 있다. 그러나 앞서 언급하였듯이 카드 값 할부의 함정에 빠진 이들은 저축을 제대로 할 수도 없고 관리 자체가 되지를 않는다. 이런 확신은 내 지난 경험에서 비롯된다. 



우선 통장을 쪼개어 보자! 

 급여통장, 매달 가계 소득을 하나로 모으는 통장으로 설정하자. 그리고 날짜를 정해서 나머지 통장으로 이체를 한다. 내 경우는 급여통장에 월세부터 고정비로 나가는 통신비나 보험료를 나가도록 겸해서 사용하고 있다. 급여통장(고정지출 통장)은 가급적 주거래 은행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거래 실적을 위해서이다. 게다가 수수료, 대출이자 등 금융혜택을 받으려면 반드시 갖추어야 할 조건들이다. 


생활비 통장은 주로 식비나 의료비 같은 지출을 감당하기 위해서 금액을 미리 산정해서 넣어 둔다. 최근에 느끼고 있지만 이 생활비 통장을 어떻게 절약을 하느냐에 따라서 저축을 더 할 수 있느냐 아니냐가 결정된다. 구체적으로 언급하자면, 전체 금액을 상정하고 내가 얼마를 써야지 하고 생각만 하면 반드시 다 쓰고 남는 돈은 없다. 하지만 식단을 구체적으로 짜기 시작하면 일주일에 나갈 식비가 꽤 정확하게 도출이 된다. 생활비 통장은 너무 타이트하게 잡기보다 20% 내외의 여유를 두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내 경험으로 보자면, 식단을 구체적으로 구상하고 다이어트 식단으로 가져가면 생각보다 많은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것이 사실이다. 내 경우는 수술로 인해 불어난 몸을 감당하기 위해서 '다이어트 식단'을 구성했다. 그래서 닭가슴살, 샐러드를 일주일 중에 4일을 먹는다. 이렇게 되면 쿠팡을 주문하든 이마트 배송을 하든 꽤 적은 금액으로 일주일을 보내는 예산을 짤 수가 있다. 닭가슴살 경우 1+1 행사를 노리게 되면 생각보다 이득이 된다. 샐러드 채소의 경우 1kg을 주문하면 1만 원 정도 지출이 된다. 그러나 양이 제법 되기 때문에 일주일 3-4일은 너끈히 먹을 수 있다. 여기서 깨닫게 되었다. 식단을 구체적으로 구성할수록 소비 금액을 예상할 수 있음을 몸으로 깨달았다. 


다음은 비상금 통장이다. 병원비나 차 수리비, 경조사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서 운용하는 것이다. 사실 이 통장이 필요하냐고 물어본다면 반드시 필요하다. 내 경우는 최근 토스 뱅크에서 계좌를 만들어서 돈을 넣어두기면 하면 이자가 붙는 통장을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요령을 하나 이야기하자면, 한 달에 2만 원 정도를 자동이체를 걸어 두어서 비상금 통장은 잔고가 0원이 되는 일이 없도록 설정을 해 놓았다. 비상금 통장이 있어야만 다른 적금 통장을 해지하는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다. 그래서 단기, 중기, 장기에 해당하는 저축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나머지 하나는 투자 통장이다. 가장 중요한 전제는 이 통장은 절대로 건드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비상금 통장의 금액이 생활비의 3배가 되면 남은 돈을 투자통장으로 이체한다. 그러니까 생활비에서 사용하고 남은 비용을 저축과 투자로 이어지게 하는 것이다. 


최근 나의 변화된 행동

1. 생활비 통장의 계산은 체크카드로 설정을 해 두었다. 따라서 쿠팡을 사용해서 음식이나 식재료를 주문하더라도 체크카드에서 나가기 때문에 급여통장에서 돈이 나가지 않는다. 초기에 이런 부분을 놓치고 있어서 통장만 쪼개어 놓았을 뿐 제대로 사용하지 못했다. 인터넷 결제를 할 때 생활비 통장에서 나가도록 신경을 써야 한다. 그러면 생각보다 커지는 자신의 소비에 놀라게 된다. 


2. 뱅크 샐러드를 하루에 한 번은  꼭 열어 본다 


하루의 소비를 확인하는 측면도 있지만 카드 할부로 구매한 이력을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어서 지출을 줄여야 하는 달,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다 


3. 주식, 부동산, 재테크 관련 서적을 탐독하고 있다. 

금리가 낮은 시대를 살면서 주식이라는 대상을 피할 수는 없다. 장기 투자 목적으로 주식을 운용한다면 먼 훗날 꽤 많은 노후자금을 마련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개인이 우선 주식 투자를 하기 이전에 반드시 갖춰야 할 것은 퇴직연금을 DC, DB 형인지를 구분하고 나서 DC 형이라면 개인이 공부를 해서라도 실적배당형과 채권형의 조합을 갖추어 장기적으로 수익을 올려야 하고 퇴직연금을 가입해서 연말정산에서 세금 공제를 받아야 한다. 


2022년 1월부터 내 소비에 대한 반성을 하고 시작했는데 첫 달은 실패를 했다. 그리고 2월을 재택근무와 함께 시작했는데 절반의 성공을 하는 것 같다. 아무래도 3월도 힘들다. 앞서 말한 대로 카드 할부 금액 때문이다. 이걸 왜 제대로 인지를 못했는지 지금도 나 자신이 바보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만큼 절박함이 없었다. 4월에는 다이어트 식단으로 구성된 터라 조금은 더 정확하게 예산을 잡을 수 있을 것이고 소비도 그만큼 줄어들 것 같다. 


시간이 허락하는 대로 브런치에 재테크 관련해서 공부하면서 느끼는 점들을 담아 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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