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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로Roro Apr 24. 2024

73/100 나의 멜랑꼴리아

비가 좋으면 광년이?

비가 오면 당장 외출 일정부터 취소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 나는 반대다. 비가 오면 외출을 꼭 하고 싶다. 비를 위한 아이템도 구비되어 있지. 장화, 비옷, 각종 우산들이 그렇다. 장화는 블랙이고 비옷은 멀리서 보면 데님야상재킷처럼 은은하다. 편하고 캐주얼하게 휘뚜루마뚜루 두를 수 있지. 일 년에 몇 번이나 쓰겠냐만은 시간적 양만 따질 수는 없는 노릇이다. 양질의 시간을 보내기 위한 최적의 물품이라면 갖춰놔야 하는 것은 아닐까? 이런 생각으로 비의 친구들을 집 한켠에 구비하고 있다. 오늘도 비가 왔지. 영화 '웰컴투 동막골'에 나오는 강혜정처럼 비가 오는 날은 어쩐지 살짝 나사가 풀어진다. 그런데 그건 누구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다만 그 방향이 플러스냐 마이너스냐의 차이겠지. 그만큼 비는 드라마틱하게 우리의 생체리듬에 영향을 미치는 존재인 것이다. 내가 비가 올 때 해방감을 느끼고 기분이 좋고 뛰쳐나가고 싶은 것은 비와 어떤 상관관계일까? 광년이와 나의 차이는 얼마가 될까? 이런저런 의문 끝에 잠시 꽃 한 송이가 눈에 띄더라. 어쩐지 꺾어다가 머리에 살며시 꽂아볼까 슬그머니 이런 생각이 들었지만 관두기로 했다. 그냥 그렇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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