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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로Roro Jun 18. 2024

악몽이 희석되는 이유

닳고 닳은 소재에 뇌가 질리다 

꿈은 때로는 암시였고 예지의 상징이기도 했지. 하지만 뇌 안의 현상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닐 수 있다. 막말로 진짜 예지 능력이 있는데 그걸 꿈에서 다시 상영했다고 할지라도.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꿈에 의미 부여를 한다. 나도 꿈 기록장이 있을 정도로 꿈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특히 악몽은 나에게 있어서 현재 내 마음의 병을 진단하는데 좋은 척도다. 아직도 이 부분이, 혹은 저 부분이 치유되지 않았구나. 그래서 반복된 악몽을 꾸는구나, 하고 말이다. 그럴 땐 그저 그 상처가 아물길 기다려 본다. 혹은 마음을 달래고자 하는 노력을 하기도 하고 말이다. 


노력은 아무 소용이었다고 느껴서 좌절할 때조차, 머릿속은 부지런히 정보를 재구성해가며 노력했지. 그래서 악몽을 상영하고, 반복한다. 다르지만 비슷한 상황을 자꾸만 내게 대입한다. 한때 이 과정이 반복될 때 지긋지긋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기쁘게 이 사실을 받아들인다. 반복되는 꿈 속에서 내가 의연하게 대처될 때까지 나도 그 흐름을 타기로 했다. 당황하지 않고 말이다. 예전엔 원심력 기계 안에 던져진 빨래처럼 정신을 못 차렸다고 하면, 지금은 서핑을 타듯 중심을 잡아본다. 그러니 와라 악몽아. 길몽도 함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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