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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로Roro Jun 30. 2024

100/100 나의 멜랑꼴리아

해감


내 취약점을 알았다. 격한 분노가 일렁일 때 해감하는 것이 매우 오래 걸린다는 것이다. 말 그대로 해감이다. 그럴 땐 목욕을 잔뜩 해야겠어. 그래야 짜증이 빠져나가지. 기도와 명상을 해야지. 그리고 글을 쓸 테다. 그렇지 않으면 나가지 않으리라. 사람을 만나기 전에 내 마음을 다잡으리라. 그리고 온몸으로 내게 향하는 혜성이 충돌할지도 모른다는 염려를 놓지 않으리라.  멜랑꼴리아를 잘게 부숴서 맞겠다는 말이다.


행복의 양에 비례한 불행의 총량은 피하지 못할지라도 나는 늘 망치로 부수는 상상을 한다. 모래처럼 성가시되 사소해지라고. 그러니 그 모래 같은 작은 불행 앞에서는 해감을 제대로 해야지. 그래서 이 우울감을 인정하 돼 극복할 수 있도록 지침으로 세웠다. 그리고 내 마음에 그늘이 비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리라. 기분이 좋지 않아도 좋아도 내 마음은 늘 정돈되도록. 다시는 폐허가 생겨나지 않도록. 나의 멜랑꼴리아를 향해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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