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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날리 Jan 05. 2023

곱씹어보는 OTT 콘텐츠

프롤로그


텔레비전이 하나밖에 없던 시절. 좋아하는 드라마를 보기 위해서는 리모컨을 사수해야만 했다. 외출이라도 하는 날에는 본방을 놓칠세라 방영시간에 맞춰 귀가하는 것이 흔한 일상이었다. 스마트폰이 보편화되기 이전까지는 말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 시대로 접어들면서 OTT 플랫폼이 우후죽순 생겨나기 시작하며 바야흐로 'OTT의 시대'가 되었다. 이제는 OTT가 없는 생활이 상상이 가지 않을 정도로 우리 일상에 깊숙이 스며들었다.


OTT는 'Over the Top'의 약어로, 셋톱박스(set-top box) 너머를 뜻한다. 즉 셋톱박스라는 하나의 플랫폼에만 종속되지 않고 인터넷,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각종 영상을 제공해주는 서비스다. 넷플릭스를 필두로 왓챠, 웨이브, 티빙, 디즈니+, 쿠팡플레이 등 다양한 OTT 플랫폼에서 미디어 콘텐츠를 무한대로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내가 처음 접한 OTT 서비스 플랫폼은 넷플릭스였다. 이유는 단순했다. 넷플릭스에서만 시청 가능한 <킹덤>을 보고 싶었기 때문. 아마 나 같은 이유로 넷플릭스에 입문한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 보통 다수의 인원이 모여 N분의 1로 요금을 결제하는 방식이었다. 나와 남편을 포함한 시댁 식구 넷이 모여 한 달 무료 시청을 네 달간 이용했고, 이후 지금까지 프리미엄 요금제를 이용하고 있다. 팬데믹 영향으로 OTT 강세에 접어들자, 배가 부른 넷플릭스는 프리미엄 요금제를 기존 14,500원에서 17,000원으로 인상했다.


넷플릭스의 교활한 수법이 매우 얄밉지만 구독을 차마 끊을 순 없었다. 볼 콘텐츠가 없는 시기에도, '언젠가는 볼 만한 양질의 오리지널 콘텐츠가 나오겠지?'라는 기대심리가 활활 타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울며 겨자 먹기로 계속 구독 중이다. 담뱃값이 인상돼도 담배를 끊지 못하는 중독자들의 심리와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새로운 OTT 플랫폼이 하나둘 등장하면서 콘텐츠의 구성, 이용 서비스, 요금제 등에 따라 자유롭게 선택하여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넷플릭스에서 볼 수 없던 흥미로운 콘텐츠를 볼 수 있다는 매력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주로 하나만 구독하기보다는 여러 OTT 플랫폼을 거느리며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나 역시 티빙과 쿠팡플레이를 함께 이용하고 있다. 운 좋게도 엘지유플러스 VVIP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혜택을 받아 무료로 티빙을 이용하고 있고, 쿠팡 와우회원인 남편 덕분에 쿠팡플레이도 함께 보고 있다.  


언제 어디서든,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볼 수 있는 점이 OTT의 무한 매력이다. 출퇴근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약속 시간이 지체돼 무한정 기다려야 할 때, 집콕하며 무료함을 잊고 싶을 때 그 매력은 빛을 발한다. 그동안 다양한 OTT 서비스를 통해 수많은 미디어 콘텐츠를 봐왔지만, 주로 할 일이 없거나 시간이 빌 때 틈틈이 본 게 전부다.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등장인물에 쉽게 감정이입을 하고 과몰입하는 편이라 시청 후 결말 해석이나 다른 사람들의 감상평을 보며 내 생각과 비교하고 또 상상하기를 좋아한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 나랑 같은 생각을 한 사람이 있네, 너무 재밌다! 더 찾아봐야지.

- 회를 거듭할수록 변화하는 인물 간 관계성에 대해 글을 써보면 어떨까?


최근 여러 콘텐츠를 정주행하고 나서 드는 단편적인 생각들이 시간이 흐르면 금세 스쳐 지나가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컸다. 심리학자나 문화평론가는 아니지만, OTT 콘텐츠를 하나씩 꺼내먹으며 다양한 작품을 심리학적 관점으로 톺아보고자 한다. 정확히는 등장인물들의 관계성에 초점을 두고 심리를 탐구해보고 싶다. 퍼즐처럼 정답을 끼워 맞추지 않아도 되니

글쓰기에 대한 마음이 한결 가볍다.


OTT 문화를 향유하는 한 사람으로서, 내가 누린 콘텐츠를 다른 사람과 나누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기를.

OTT, 초콜릿처럼 꺼내 먹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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