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죽어서 사람을 남긴다
잠을 상주휴게실에서 잤다.
그렇지만 잠이 오질않아 빈소를 서성거렸다.
동생도 잠이 오지 않는다고 했다.
그래서 둘이 떠들다가 새벽 3시가 되서야 잠이 들었다.
장례 2일차에는 1일차보다 많은 사람이 찾아왔다.
빈소를 찾아와준 사람 한사람 한사람이 너무 귀했다.
그리고 중간에 음료수 문제가 있었다.
찾아온 사람이 음료수를 달라고 하면 새로 까지말고
깐 것 중에서 주는 게 좋다는 것이었다.
근데 알고 보니 음료수는 2만원밖에 하지 않았다.
그걸 미리 알았다면 그냥 음료수를 새로 까서 제공해주었을 것이다.
그걸 몰라서 망설였던 내 자신이 아쉽다.
관을 운구할 인원을 모집하는 일이 힘들었다.
다들 직장인이고 시간이 없었다.
4명에서 6명의 인원이 필요했다.
결국 근처 인연들을 찾을 수 밖에 없었는데
다행히도 성당 사람들이 많이 도와주었다.
결론적으로 운구는 하느님이 도와주셔서 무사히 끝났다고 할 수 있겠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사람을 남긴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한명이 고인이 되면서 기존의 인연들이 다시 재평가되고,
오래 묵었던 인연들이 먼지를 털고 일어난다.
그리고 주변에 나를 생각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