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윤소소 Nov 19. 2019

일상의 UX - 후지X100f 카메라

일상 속에서 UX 분석하기

UX는 일상 속에서도 쉽게 마주칠 수 있다. 진짜 평범한 문 손잡이 하나도 사용자가 어떻게 쥐고 돌릴까? 어떤 모양이 가장 편하고 쉬울까? 엄청 고민한 다음 나온 결과물이다.


후지X100f 카메라는 요즘 정말 인기가 많은 제품인 듯하다. 사람들이 열광하는 그의 매력은 어디서부터 온 것인가? 이건 사실 UX 전략을 굉장히 잘 짰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먼저 카메라 외관 디자인을 잘 살펴보자. 감성이 좔좔 흐른다. 저걸 차고 다니면.. 간지가 날 것 같다. 막 내가 찍은 사진 결과물도 감성이 녹아 나올 것 같다. (실제로 후지x100f로 찍은 카메라는 느낌이 참 좋다..)


내가 이렇게 두서없이 Feeling을 담아서 말했지만, 그걸 조금 정제화해서 말해보자. 먼저 외관 디자인에서 후지x100f 카메라의 매력은 기존 아날로그 카메라 디자인을 본 따 왔다는 점이다. 우리는 클래식함에 열광한다.


UX를 생각해볼까? 사용자들은 '익숙함'을 중시한다. 막 4차 산업혁명이랍시고, 앞으로 우리가 굉장히 새롭고 어떻게 보면 난해한 사이버틱한 제품을 만든다고 생각해보라! 솔직히 거부감이 든다.

사람들이 열광하는 신제품은 전통적인 가치와 새로운 기능을 잘 혼합한 제품이다. 애플의 아이팟이 혁신적이었던 이유는 세상에 없었던 것이 탄생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아이팟의 디자인과 작동원리는 LP판의 턴테이블을 연상시킨다. 과거에 있던 익숙한 제품으로부터 따온 디자인과 원리로 사용자에게 친숙함, 익숙함을 제공했다.

후지x100f 카메라 역시 새로움과 전통적임을 잘 섞어낸 제품이다. 솔직히 디지털 시대에 더 이상 필름 카메라를 계속 쓰는 건 불편하다. 필름 현상을 맡기고 그러기가 너무 귀찮다. 그렇지만 필름 카메라 감성은 그립다.


이 니즈를 파악한 후지필름은 후지X시스템이라는 디지털카메라 라인을 만들었다. 후지X시스템 라인 카메라에는 필름 시뮬레이션 기능이 탑재되어 있다. 필름 시뮬레이션 모드를 켜면, 후지가 공들여 만든 여러 가지 필터를 적용시킬 수 있다. 이 필터를 사용하면 필름 사진의 느낌을 디지털 사진에서도 만들어 낼 수 있다.

후지x100f의 인터페이스도 재밌다. 렌즈를 돌려가며 직접 조리개 값을 맞출 수 있다. 굉장히 아날로그적 느낌이지 않은가! (물론 바디에서도 디지털 방식으로 조정이 가능하다.) 그리고 바디 윗부분에는 셔터스피드 다이얼이 부착되어 있다! 디지털 카메라에서 다이얼을 돌려가며 셔터스피드를 맞추다니.. 정말 클래식한 감성이 제대로다.


디지털카메라는 여러 가지 세부 설정을 다 디지털 화면에서 해야 했는데 이게 처음 쓸 때는 UI에 익숙지 않아서 불편하다. 그런데 그냥 후지x100f는 실체가 존재하는 다이얼을 슥슥 돌리면 된다. 익숙함에서 오는 편안함이다.


UX는 사용자의 감각, 지각, 감정을 통해 이루어지는 일련의 작업 과정이라고 사전에서 정의하고 있다. 말이 조금 어렵지만 어쨌든 후지x100f에서는 이 UX가 잘 녹아져 있는 게 느껴진다. 우리는 익숙함을 통해 카메라의 사용방법을 쉽게 파악하고 예측할 수 있었고, 디지털카메라의 편안함과 아날로그 방식의 감성 또한 전달받았다.


후지x100f는 사용감과 사용자의 감성 모두 휘어잡은 멋진 제품이란 뜻이다.

다음으로 비즈니스 전략 관점으로 후지필름이 왜 이런 카메라를 내놨는지 생각해보자. 후지필름은 왜 필름 카메라에 집착하는가? 그것은 후지필름이란 말 그대로 이 회사는 필름 회사니까!!


너무 당연한 소리를 해서 놀랐을 수도 있겠다. 후지필름은 필름 전문 기업이다. 하지만 필름 사업이 망해버린 지금 그들은 어떤 방법으로 살아남아야 했을까?


기업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고자 할 때 사용하는 전략 방법 중 하나로 경영전략 방식이 있다. 기업이 이미 익숙하게 해온 전통 사업을 바탕으로 신사업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예를 들어 웅진코웨이는 '방문판매'가 자신 있는 특징이었다.  웅진은 그 덕분에, 가정방문이 필요한 학습지 서비스와 정수기, 공기청정기 판매관리 서비스를 새로운 사업으로 만들어냈다.


후지 필름은 필름 제조 기술을 바탕으로 현재는 생, 화학, 제약 분야에서 이익을 얻고 있다. 이게 카메라 만들어서 판매하는 것보다 전체 수익에서 더 큰 비중을 차지한다.


후지 필름은 후지x100f 카메라를 만들 때도 자신들의 강점을 활용했다! 필름 카메라 시절의 클래식한 바디 디자인, 필카 감성의 사진, 필카의 인터페이스..


사실 후지x100f카메라에는 후지 필름의 강점을 새롭게 전환시킨 경영전략이 내재되어 있던 것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