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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자마카롱 Apr 03. 2021

제가 고양이를 키워도 될까요?

고양이를 입양하기 전,생각해보면 좋을 7가지 이야기

사실 저는 남편이 맥주와 소주를 입양하면서 집사라는 타이틀이 거저(?) 주어진 것 같지만, 남자 친구였던 남편과 관계가 발전하고, 함께 살기로 결정하는 데에는 이 두 고양이님들의 집사가 되기 위한 과정들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길고양이도 무서워했고 고양이에 대해서 정말 무지할 정도로 몰랐던 저는 남자 친구가 갈색 이를 소개해주면서 서서히 고양이에 대해서, 그리고 고양이와 함께 하는 삶에 대해서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요즘 반려묘에 대한 관심이 워낙 많기에, 혹시 고양이와 함께 살아가는 삶에 대해서 고민하시는 분들께 도움될만한 이야기 몇 가지를 적어봅니다.



1. 고양이를 키우는 비용은 천차만별이지만, 본인의 매달 생활비에서 고양이를 위한 비용을 계산해보시길 권장합니다.

돈 이야기를 처음부터 꺼내서 조금 거부감이 드실 수도 있지만, 중요한 부분이어서 먼저 꺼내봅니다.

많은 집사 분들은 귀여운 고양이를 좋은 마음으로 입양하기로 마음먹고, 고양이 용품들을 사기 시작합니다.

튼튼하고 좋은 캣타워, 털이 복슬복슬한 바구니 모양의 집, 스크래쳐, 고양이 장난감, 그리고 사료, 고양이가 마실 물컵과 화장실, 그리고 사료 등을 준비합니다. 그런데 고양이가 더 커가면서 신경 써야 하는 게 늘어가고, 고양이가 준비해두었던 사료를 잘 안 먹을 수도, 장난감에 그다지 관심을 보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밥만 주고 화장실만 잘 치우면, 고양이를 키우는 비용이 얼마 안 든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예기치 못한 많은 상황들이 고양이 키우면서 발생합니다. 귀여운 고양이의 건강을 위해 예방접종도 주기적으로 하고, 고양이가 무척 좋아하는 간식들도 사줘야 하고, 스크래쳐도 종종 바꾸어주어야 하며, 털과 치아관리 및 미용에서 드는 비용, 또한 고양이 보험비용, 청소도구를 추가로 구입하는 비용 등 생각보다 자잘하게 많은 비용이 듭니다


모든 것을 최고급으로 고양이에게 제공해줄 수는 없더라도, 고양이가 잘 지낼 수 있는 환경에 대한 비용, 꾸준하게 고양이를 위한 비용을 얼마만큼 10년에서 15년동안 변함없이 할애할 수 있는지 꼭 계산 해산해주셔야 합니다. 그래야 집사도 고양이도 행복하게 함께 오랫동안 생활할 수 있답니다.



2. 고양이가 아플 수도 있고, 고양이도 사람과 함께 나이가 들어갑니다.

고양이는 아기와 같아서 먹어야 되지 말아야 할 것은 삼켜서 응급실에 가야 하는 상황도 생기고, 가스불이 올려진 곳에 올라가서 크게 다치기도 합니다. 혹은 집에서 키우는 고양이들끼리 싸우다가 병원에 가야 하는 상황도 있답니다. 최대한 집사의 주의가 필요하지만, 응급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평소에 가는 동물병원 1곳+ 24시간 응급으로 갈 수 있는 동물병원 1곳의 연락처는 꼭 핸드폰에 저장해두세요. 


가능하면 이런 상황이 없으면 좋겠지만, 만약 이렇게 병원에 가게 되면 수십만 원에서 많게는 몇백만 원이 드는 비용을 지불할 수도 있습니다. 위에서 말한 고양이를 위한 지출비용을 책정할 때, 추가적으로 조금씩 떼어서 비상금을 만들어 두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전에 키우던 '갈색이'는 유난히 동네 고양이들과 자주 싸우던 탓에, 고랑이가 동물병원 응급실에 가는 상황을 대비해, 현금으로 비상금을 모아두기도 했었습니다.)



3. 고양이마다 타고난 성격이 다 다르고 이를 존중해주어야 합니다. 사람과 똑같아요. 

티브이에서 본 어느 연예인 집 고양이는 애교도 많고, 뭐든 잘 먹고, 골골송도 우렁차게 부릅니다. 하지만, 우리가 입양한 고양이는 그런 성격과 거리가 멀 수도 있습니다. 어느 정도 환경이나 집사의 길잡이에 따라 고양이가 행동이 달라지기도 하지만 모든 고양이들은 각자의 개성과 매력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고양이를 분양받을 때, 전문 브리더나 혹은 고양이를 입양해주는 분께 고양이에 관해서 최대한 많은 내용들을 물어보시기 바랍니다. 어떤 성격인지, 어떤 것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혹시 이전에 안 좋은 경험이나 환경에 노출된 적이 있는지 등등 많은 내용을 수집하고 결정한다면 고양이에 대한 애정도 더 커질 뿐만 아니라 집사와 고양이가 적응하는 기간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4. 고양이는 털을 엄청 엄청 뿜어댑니다. 

보통 많은 분들이 장모종 고양이가 털이 길고 복슬복슬하니 털 짧은 고양이이면 털이 많이 안 빠지겠지... 생각합니다. 하지만, 고양이는 털이 많이 빠지고, 털갈이 기간에 정말 털을 뿜어댄답니다. 우리가 입는 옷부터, 바닥, 각종 가구, 공기 중까지 고양이 털이 집에 가득해집니다. 


세탁기에 옷을 돌릴 때도, 돌돌이로 한 번씩 옷을 하나하나 정리한 뒤 세탁기에 넣어야 되고, 검은 옷은 최대한 안 입게 되고, 심지어 음식을 하다가 고양이 털을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고양이들이 봄철 털갈이할 때는 정말 하루에 두 번 청소를 하는 경우도 종종 생기고, 집사님들 중에서는 로봇청소기와 일반 청소기를 함께 쓸 정도로 청소에 신경 쓰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즉, 청소하는 시간과 노력이 고양이를 데려오기 전보다 훨씬 많아집니다.



5. 고양이가 당신의 아끼는 무언가를 망가뜨릴 수 있고, 고양이를 위해 양보해야 하는 부분이 생깁니다.

처음에 맥주와 소주를 데려왔을 때, 옷장에 들어가는 것을 좋아하는 고양이들이 제가 아끼던 꽤 비싼 원피스를 망가뜨린 적이 있습니다. 조금 속상한 마음이 들었으나, 고양이들이 워낙 해맑은 표정으로 즐겁게(?) 원피스를 망쳐두기도 했고, 어쩌면 그 원피스를 좀 더 안전하게 두지 못한 제 잘못이 컸습니다. 그래서 그 이후 제가 좋아하거나 고양이들이 좋아할 만한 끈이나 재질의 제품들은 고양이들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잘 보관하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또, 유난히 아침잠이 없는 고양이들은 이른 새벽에 집사를 깨워서 단잠을 방해하기도 합니다. 저희 집에서는 유난히 맥주가 일찍 잠에서 깨는 편이어서 매일 4시~4시 반 정도에는 알람처럼 일어나 잠을 설치기도 합니다. 또, 방문을 닫아두면 방문 틈을 발톱으로 긁어 문을 열려고도 하고 (고양이는 막힌 시야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또 한창 작업 중인 컴퓨터에 올라와 본인과 놀아달라고 하기도 합니다. 이런 고양이의 행동은 자연스러운 행동이고, 고양이에게 화를 내거나 소리를 지르기보다는 집사가 양보해서 고양이와 함께 맞추어 가야 합니다.



6. 고양이는 매일 조금씩이라도 집사와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고양이는 독립적이지만, 혼자 있는 것만 좋아하지도 않고, 집사의 꾸준하고 지속적인 사랑이 많이 필요합니다. 보통 반려동물로 개와 고양이를 고려하면서, 고양이는 산책도 안 시켜도 되고 손이 덜 가고 독립적이고 냄새도 덜 나는 것 같으니 고양이를 분양해야겠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고양이에게 밥이나 간식 주는 시간도 필요하지만, 털을 빗겨주는 시간도, 함께 노는 시간이 필요하고, 캣타워와 장난감, 스크래쳐 등 건강하게 에너지를 소비하고 집사와 유대감을 쌓을 시간도 매우 중요합니다. 이렇게 시간과 정성을 할애하지 않으면, 고양이도 우울증에 걸리기도, 비만으로 고생하기도 한답니다. 


특히 새끼 고양이를 입양하는 경우에는 고양이를 혼자 두는 시간을 최소화하고, 관심을 갖고 잘 먹고, 잘 자며 건강하게 지내고 있는지 더욱 시간을 들여야 합니다. 또, 새끼 고양이가 아니어도 고양이가 아프지만 일찍 알아채지 못해서 나중에 더 큰 병으로 병원에 가야 할 수도 있습니다. 하루에 고양이에게 최소 얼마나 시간을 내줄 수 있으세요?  꼭 스스로에게 물어보세요.



7. 휴가 및 출장을 가거나, 이사를 가거나, 해외로 거주지를 옮길 때 고양이를 위한 계획이 필요합니다.


티브이나 유**에 나오는 귀여운 고양이나 반려동물들을 입양한 뒤, 갑자기 파양을 하거나 개인 사정이라는 핑계로 버리는 분들이 많다는 안타까운 뉴스를 종종 접합니다. 고양이와 함께 살게 되면, 휴가를 갈 때 누군가 매일 고양이를 한 번씩이라도 집에 방문해 봐줄 사람을 구하거나 혹은 고양이를 장기간 돌봐줄 시설을 꼭 생각하셔야 합니다. 사실 이 비용이 생각보다 비싸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집으로 고양이와 집사가 돌아와 다시 만났을 때 건강하게 다시 함께 생활하기 위한 필수 비용입니다. 저희 집의 경우, 휴가나 출장 예산을 잡을 때, 고양이를 시설에 맡기는 비용을 항상 휴가비용에 중요하게 꼭 집어넣는 항목입니다. 


또 고양이는 환경의 변화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이사를 갈 때에도 이동하는 시간 및 그리고 새로운 장소에서 적응하는 시간 또한 많은 스트레스입니다. 이를 도와주는 스프레이나 디퓨저를 구매하거나, 이동 중에 잠시 멈추어 고양이들에게 물과 간식을 먹이는 일정도 고려해야 합니다. 


혹은 너무 장시간이 걸리는 이동이라면,  전문 업체를 이용해서 고양이에게 안전하고 덜 스트레스받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특히 나라를 이동해야 하는 경우라면, 비용도 많이 들고 서류 준비가 까다로울 수도 있습니다. '나는 이런 상황이 생길 일이 없다'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사람일은 참 모르는 것이어서 꼭 이러한 상황에 대해 스스로에게 질문과 답을 꼭 구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이런 상황에 대해, 본인이 100% 주저함 없이 고양이를 변함없이 책임지겠다는 확신이 있다면 여러분은 고양이의 집사가 될 자격이, 그리고 고양이를 데려올 수 있는 준비가 된 것입니다. 

글이 좀 길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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