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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매일의 기분 May 15. 2020

20200515 기록, 결혼, 넥플릭스

[기록]

매일이 그냥 지나는 게 아쉬워 블로그에 일기를 꾸준히 쓰기 시작한 것이 2018년 10월쯤이다. 1년 넘게 열심히 일기를 작성해 이곳에 기록하다가 작년 말, 당시 여자친구 현 아내와 이런 저런 문제들이 생겼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때 나에게는 그 문제가 내 삶에서 가장 심각한 화두였었다. 그래서 그런 이야기를 빼고 일기를 쓰는 것은 결국 겉핥기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한동안은 비공개로 일기를 작성해왔다. 

하지만 남이 보지 않는 글을 쓰는 일은 지루했기에 내 일기는 점차 짧아졌고 4월을 마지막으로 그나마도 안 쓰게 됐다. 생각의 전달 ▷ 사건의 나열로 바뀐 일기를 쓰는 일 또한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그랬다.

[결혼]

올해 내 인생에 생긴 가장 큰 변화는 역시 결혼이라고 할 수 있다. 1월부터 아내와 함께 살기 시작해 3월에는 혼인신고를, 4월에는 결혼식을 했다. 5월인 지금은 명실상부한 부부가 된 것이다. 결혼을 하게 되며 정신적으로도 많은 영향이 있었던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그 외적인 변화도 많았다. 가장 큰 것은 전역 후 10년여간 혼자 살아오다 처음으로 누군가와 함께 살게 된 '현실적' 변화다. 

결혼과 함께 생긴 이런 저런 변화, 그리고 그에 대한 생각들도 쌓였다가 흘러나가길 반복하고 있다. 흘러나가는 것이 아까워 처음 일기를 쓰기 시작했을 때처럼 다시 내 생각들을 적어보려고 한다. 되도록 토막글보다는 조금 더 깊이 있는 글들을 쓰고 싶은데 과연 잘 될지는 모르겠다. 어쨌든 목표는 꾸준히 내 생각을 기록해보는 것이다. 

[넥플릭스]

작년에는 총 42권+a의 책을 읽었다. 많은 수는 아니지만 몇 년간 독서를 느슨하게 하다가 오랜만에 다시 책을 읽기 시작한 것 치고 나쁘지 않은 숫자였다고 생각한다. 그 여세를 몰아 올해도 3월까지 총 14권+a의 책을 읽을 수 있었다. 독서는 역시 습관이라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되었다.

그러다 4월부터는 전혀 책을 손에 잡지 못했다. (물론 독서는 의지의 문제이기 때문에 '못 읽었다' 보다는 '안 읽었다'가 맞겠지만 말이다.) 그 이유는 별다른 게 없고, 그냥 책을 읽는 노력을 하기 싫었기 때문이다. 책을 읽지 않는 시간에는 대신 게임을 하기도 하고 만화를 보기도 하고 유튜브를 보기도 하며 착실하게 시간을 흘려보냈다. 그리고 그렇게 시간을 흘려보내는 것 중 하나는 바로 넷플릭스였다.

아내의 동생이 넷플릭스 계정의 사용권 하나를 주면서 자연스레 넥플릭스를 보기 시작했는데, 드라마를 좀체 보지 않는 내가 오랜만에 세 개나 되는 드라마를 보게 되었다. <킹덤>, <슬기로운 의사생활>, <인간수업>이 그것이었는데, 완결이 난 <킹덤>과 <인간수업>의 경우는 특히 빠르게 다 보았다. 내가 드라마를 즐겨보지 않는 이유는 별다른 건 없고 그냥 '너무 길고 스토리텔링이 반복적' 이라는 데 있었다. 하지만 <킹덤>과 <인간수업>은 전혀 달랐다. 작가가 사전에 써둔 스토리대로 이야기가 쭉 진행되었고, 그 안에서 이야기를 질질 끄는 지루함을 느낄 틈이 없었다. 

하지만 그렇게 넷플릭스에 많은 시간을 쏟게 되면서 책을 읽지 않게 되었고, 책에 대한 죄책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다시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노력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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