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을 추억하며........
나의 본업은 직장인, 해외영업인이다.
2019년에만 10번의 출장을 다녔다. 2020년에는 단 한 번도 출장을 못 갔는데, 솔직히 좀 좋았다. 출장을 많이 다니면 비행기를 자주 타서 몸도 힘들고 시차도 있어서 생활 리듬도 많이 깨지니까.
2019년에 저렇게 출장을 많이 다니다 보니 짐을 빠르게, 가볍게 쌀 수 있게 되었다. 첫 출장 때는 짐 싸기에 시간을 많이 썼고 이것저것 캐리어에 넣기 바빴는데, 출장이 여러 차례 반복되면서 이동성을 최고라는 것을 깨달았다. 필요 없는 것을 추려낼 수 있는 눈을 기르며 자연스레 최소한의 물건으로 가볍게 짐을 싸게 되었다.
나중에는 일주일 출장에도 기내용 캐리어 하나와 백팩 하나로 충분했다. 미팅을 위한 자료와 노트북 때문에 백팩은 필수였다는 점을 감안해보면, 내 개인적인 짐은 기내용 캐리어에 모두 담아낼 수 있었던 것 같다. 잦은 이동은 몸을 힘들게 하기는 했지만 소유물을 계속 점검하게 해 주었다. 저절로 19년도의 나는 물건을 쟁여두지 않았다.
코로나로 인해 2020년에는 당연히 집에서 보내는 시간도 늘어났고, 출장이란 먼 미래 이야기가 되었다. 건강은 되찾았는데 확실히 집에 물건이 늘어난 걸 느낀다. 이게 꼭 나쁜 건 아니지만, 몸이 가벼운 그때의 나가 조금 그리워져서 조만간 여행 가듯이 짐을 싸 보려고 한다. 캐리어에 짐을 싸고 풀고를 반복하다 보면 어느 순간 다 부질없다는 생각이 든다. 휴대폰과 여권과 지갑만 있으면 어디든 가서 문제없이 지낼 수 있다. 그 사실을 일 년간 잊고 지냈다. 2021년에는 출장을 갈 수 있기를, 그래서 가볍게 짐 싸는 습관을 다시 몸에 새길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