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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봉뉴 Jun 07. 2021

운명론과 결정론, 그 사이에서 나만의 신념 갖기

<운명의 과학> , 한나 크리츨로우


<운명의 과학> 의 부제는 '우리는 운명론적 존재인가, 자유로운 존재인가?'이다. 그리고 이 책의 대답은 '운명론, 결정론'에 가깝다. 




고등학생 때까지는 나는 인생이란 살아가기 나름이라고 생각했다. 자유의자와 능력주의의 맹신자였으며, 따라서 열심히 노력하면 그에 합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여겼다. 그래서 그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다. 그리고 대학생이 되고 나서부터 지금까지의 내 인생은 이전과는 다르게 느껴진다.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오는 경우가 많이 없었고, 내가 친해지고 싶거나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이전보다 훨씬 힘들었다. 그렇게 몇번의 실패와 고난을 겪고 나니 삶에 운명이라는 게 존재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싫어했던 운칠기삼을 어느 정도 받아들이고 살게 되었다. 예전과 달리 내가 종교가 없는것, 고등학생 때 열심히 공부를 해야겠다고 다짐한 것, 호기심이 많은 것, 독립성이 강한 것 등 모든 것들이 어느 정도의 운과 타고난 유전에 의해 결정된 것 같다고 생각한다.




다만, 운명론은 나를 힘빠지게 한다. 삶에 대한 열정이 사라지고, 노력에 대한 의심이 든다. 이 책에서도 비슷한 문장이 나온다.




" 대부분의 사람은 자기에게 자유의지가 거의, 혹은 전혀 없다는 것을 우울하게 생각합니다. 때문에 자유의자의 존재를 믿는 것은 상당한 가치가 있습니다. "


최근의 수많은 연구들은 자유의지에 대한 개인의 믿음이 약해지면 자기중심적이고 충동적인 행동이 늘어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자유의지에 대한 신념은 환상일지도 모르지만 사회가 매끄럽게 돌아가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것인지도 모른다. (매끄럽게 돌아가는 인생을 위해서도) - P266




고민 끝에 내가 내린 해결책은, 나만의 인생에 대한 신념을 만드는 것이다.


여전히 나의 뇌는 새로운 것 배우기를 즐기고, 더 많은 사람을 만나고 성장하는 일을 하고 싶다. 내 인생에 있어 중요한 가치는 '성장'이다. 설령 결과가 좋지 못하더라도 나는 내게 의미있는 성장과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열심히 살아가려 한다.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들에 집중하고, 결과에 대해서는 유연성을 가지고 살아갈 것이다.




나만의 인생에 대한 신념이 없으면 이미 결정되어 있는 인생을 살아가기가 버겁다. 나만의 삶의 이유가 있거나, 종교 혹은 나만의 가치관이 없다면 더 나아질 것 없다 여겨지는 하루하루 살아내는 것이 고역일 것이다.




이 책은 전체적으로 우리 뇌의 결정은 어느 정도 정해져 있고, 지능과 이상형 등도 타고난 것이라고 한다. 건강 상태나 생활 습관도 마찬가지다. 다만 이 사실을 알고 나서 우리는 인생의 오답노트를 만들 수 있다.


예를 들어, 우리의 결정이 감정 상태에 영향을 받는 다는 것을 알았으므로 앞으로 중요한 결정은 컨디션이 좋은 상태에서 내릴 수 있도록 한다거나, 비만이 몸에 좋지 않기에 식욕을 절제하는 등 조금 더 나은 인생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고 믿는다. 또 자기계발을 통해 더 나은 직업과 수입수준을 가질 '가능성'을 높일 수 있고, 인간관계에 있어서도 경험을 통해 이전보다 더 나은 배우자를 선택할 수 있으리라 본다. 과학자들의 실험, 역사 그리고 삶의 경험을 통해서 우리는 각자의 오답노트를 만들 수 있고, (이 오답노트 마저 결정된 내용일지 모르지만) 이 오답노트를 보며 조금이나마 더 발전된 선택을 학습하면서 사는 것이 그나마 우리가 할 수 있는 작은 노력들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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