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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봉뉴 May 18. 2024

CFA가 내게 남긴 것

모든 성취는 인내심과 자신감에서 나온다

CFA 차터 승인 메일을 받았다. 처음 CFA 레벨 1등록을 한게 2021년 4월말이었으니까 약 3년 만에 나는 CFA 합격을 했다. 사실 직장생활과 병행한 것 치고 꽤나 괜찮은 성취라고 생각한다. 


CFA를 막상 손에 쥐고 나니까 처음엔 아무런 감흥이 없었다. 거의 바로 다음 목표를 고민하게 되었다. 이제 이직해야 하나? 해외에 나가볼까? 공부를 더 해볼까? 그동안 하고 싶었던 유튜브를 시작하면 될까? 역시 모범생은 아무런 목표없이 시간을 포류하지 못하는 걸까. 아니면 내가 그냥 그런 사람일지도. 


나는 항상 하고 싶은게 많은 사람이었다. 하고재비였다. 근데 20대를 돌이켜보면 이렇다할 성취가 없었다. 30대 초반이 된 지금 돌이켜보면 나는 조급했다. 그것도 아주 많이. 그렇다고 목표가 간단하게 성취할 수 있는 것들도 아니었다. 목표는 항상 원대했으나 마음은 조급했기에 짧은 시간 안에 성과를 내는 법만 고민했다. 다이어트도 한달에 10kg 빼면 탈나고 (실제로 성공하는 사람도 별로 없다) 경제교육 없이 로또 당첨되면 대부분 1~2년 안에 탕진한다고 한다. 근데 20대의 나는 그런 조급함에 물들어 있는 사람이었다. 


CFA를 시작할때, 나의 목표는 엄청나게도 1년 반만에 차터를 취득하는 것이었다. 이제는 1년에 시험이 2~4회 있어서 아주 불가능 한것은 아니었으나, 실제로 시험을 공부하면서 (특히 직장을 다니면서) 쉬지 않고 전력질주 하는 것이 나에게 무리였음을 깨달았다. 심지어 3차에서는 한번 불합격 했기 때문에 그런 걸 고려하면 3년도 난 굉장한 성과임을 이제는 안다. ( 내 자신 우쭈쭈) 그리고 3년이라는 세월을 지내면서 나는 '인내심'이라는 게 생겼다. 여유가 생겼다. CFA 공부가 내게 준 가장 큰 선물이다. 


물론 여전히 빨리 만들 있는 결과를 느리게 필요는 없다는 주의다. 하지만 기존의 성향을 고려했을 이제는 내가 얼마나 성격이 급한지 안다. 그래서 요즘엔 일부러 여유를 주려고 한다. 아직도 성격이 급하지만, 그걸 인지하고 목표가 생기면 시간을 주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그리고 인간관계에서도 조급하면 될 것도 안된다는 걸 3년간 깨달았다. 수많은 연애와 이별 덕분이다 ^^. 그렇게 공부하면서 연애도 참 쉼없이 했다. 오답노트를 참 많이도 만들었다. 


CFA가 내게 안겨준 또다른 선물은 '자신감'이다. 인내심을 가지고 꾸준하게 시간이 지나니까 나도 모르게 성취들이 늘어났다. 회사에서도 개인사적으로도 발전하는 느낌이 자주 든다. 20대에는 이상하게도 그 성취감이 안들어서 답답해 미치는 줄 알았다. 알고보니 조급하기만 하고 행동은 적게 하려고 하니까 성취가 없어서 그런거였다. CFA 를 따고 나니 3년간 고생한만큼 사람들이 인정해준다. 또 나도 내가 조금은 기특하다. CFA가 내 개인적인 적성에도 맞아서 가능했던것 같긴 하지만 어쨌든 결과가 나쁘지 않으니까. 다른 목표가 생겨도 이뤄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붙었달까. 


그래서 나는 또 새로운 일을 벌이러 간다. 이게 잘하는 건지 나도 모르겠지만 난 30대의 내가 꽤나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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