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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승주 Oct 22. 2023

브런치북의 완성은 새로운 시작

라이킷이 이렇게나 설렌 것이군요

어릴 때부터 새 이름이 갖고 싶었습니다. 할아버지가 지어주신 이름도 괜찮았지만 뭔가 세련되고 산뜻한 느낌이 부족하다고 여겼습니다. 사춘기 시절엔 더욱 그런 생각을 많이 했어요. 나이가 들어 어느 날 문득 성당에 가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세례명은 자신이 정할 수도 있다고 해서 정말 좋았습니다. '세상의 빛과 소금' 중에 소금은 좀 그렇고, 빛을 뜻하는 루체에서 유래한 이름을 골랐습니다. 브런치를 시작하면서는 내가 쓰고 싶던 이름을 필명으로 정했습니다. 마침 집안 항렬의 돌림자도 들어가고 남여 모두 사용하는 이름이라 마음에 쏙 듭니다. 


브런치에 올린 글이 조회수 1만 뷰를 달성하던 날, 저는 여행 중이었습니다. 심장이 세차게 뛰더군요. 그러면서 두려운 마음도 들었습니다. 이런 이야기 따위 누가 관심이나 있겠어 했던 안일한 태도가 부끄러웠습니다. 한 줄을 쓰더라도 조심스럽게, 정성스럽게 써야겠구나. 글이 그저 내 마음이나 생각을 쏟아내는 배설물이 아니라 나를 위한, 그리고 읽는 당신을 위해 준비하는 만찬이 되어야겠구나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혹여 읽어주는 분들이 적더라도 내 정성까지 작아서는 안된다고 마음의 고삐를 다잡아봅니다. 


엄마를 돌보면서 글을 썼습니다. 아픈 엄마 앞에서 슬프고 당황했던 시기를 지나 엄마와 나의 시간을 복기해 보게 되었고, 이제는 좀더 슬기롭게 효도생활을 지속할 수 있는 방법들을 궁리하고 있습니다. 때때로 힘든 마음을 다잡아 준 것은 글이었습니다. 한 글자, 한 문장을 쓰고 지우면서 내 마음을 차곡차곡 견고하게 다질 수 있었지요. 글쓰기는 좋은 것입니다. 조금 망설였지만, 오늘 브런치북을 발간했습니다. 제 글쓰기의 한 챕터가 끝나는 기분이 들어 후련하고 스스로가 대견합니다. 이제, 새로운 챕터의 글쓰기를 향해 나아가렵니다.


글쓰기의 기쁨과 두려움을 알려준 메인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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