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타자기 한대만 있으면 행복해질 수 있다.
화면은 필요하지 않아.
눈이 아픈 것은 싫잖아. 다들 눈이 아픈데 조그만 화면에 얼굴을 들이밀고 뭐하는 짓인지.
타자기. 화면이 없는 타자기. 출력이 안되는 타자기를 그들은 공갈타자기라고 불렀지.
그 공갈타자기 한대만 있으면 누구나 좁은 다락방을 탐험할 수 있어.
다락방 문밖은 너무 넓다구. 그러나 별것도 없지. 빵, 싸움, 더위, 조금의 쾌락과 괴로운 수준의 갈증. 끝없이 펼쳐진 망망대해에서 짠물을 들이키는 거지.
난 이 작은 다락방이 좋다구. 손가락 하나를 깨짝대며 내 영혼을 한입 베어물고 갈증을 해결했어.
세상에 대고 뭐라고 하는 사람들은 팔려고 쓰고 스스로를 높이기 위해 쓰고 벌고자 하는 욕망에 쓰고. 불행해. 조회수가 높아도 불행. 글은 내가 행복해져서 웃는 행위야. 행복이 삐져나와서 옆집에 갖다주는 거야. 이것 좀 잡숴보세요. 문 앞에서 담소를 한참하다 들어가보지도 않고 집에 다시 왔어. 뭐 난 타자질을 다시 해야하니까.
욕망어린 글쓰기는 불행하다. 그 글을 읽는 사람도 불행해져. 팔려고 쓰지마. 나누려고 쓰고 대화하려고 써. 종이에 말고 가슴에 써. 두손으로 말고 한손가락으로 천천히 써. 영혼이 의미의 세계를 정면으로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