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치지 않는 집중력

by 이성환

독수리 타법은 글쓰기의 진리다.

획을 긋는 것에 힘을 쓰지 않는다.

자판 위를 검지 하나로 여행한다.

생각은 이리저리 결국 한방향으로.


왼손쓰기는 생각하기 싫었던 내 젊은 두뇌의 꼼수였다.

여러 단어 중에 하나를 골라썼다.

의미는 정해져있었고 그에 걸맞는 옷만 찾으면 되었지.


이제는 의미가 중첩된다. 오색빛 만색빛으로 내 심장에 번진다.

옷은 주변의 것을 그저 집어들어 입고 마실을 나간다. 글이 더 나아졌다.

정교함을 잃고 풍성과 깊이, 진한 맛 걸죽한 맛을 얻었다.

무엇보다 자유와 쉼, 막걸리에 취해 지붕에 누워있는 여유를 얻었다.

직업이란 말이 주는 빈곤아. 훠이.


커피에 물을 조금만 붓자. 좋은 콩맛 숭늉된다.

추우면 파카를 입고 책상 앞에 앉아 놀이를 시작한다.

아내는 바이올린을 켠다. 난 책을 봐야지.

눈이 아프다.곤함은 이내 찾아온다.

책상만 떠나지 않는다면 약간의 곤함도 숙취같은 잠꼬대도 다 괜찮다.

난 타자를 치고 있다.


지치지 않는 집중력을 얻었다 치자. 하루는 짧다. 배는 금방 금방 꺼진다.

선조들은 가질 수 없었던, 동학들은 알려줘도 모르는

이 좋은 집필방식으로 넌 무어를 쓸 거냐.


나 이상되는 걸 쓸 순 없지. 그러므로 읽고 정리하는데 쓴다. 읽고 정리하고 곱씹는 동안 나는 여물어간다. 그리고 기분이 나고 기운이 나면 이렇게 일기나 쓰고, 작심이 되면 짧은 이야기도.


정말 맘맞는 이와도 두시간 이상 대화는 힘들다. 글쓰기 또한 그렇지. 맘의 향기를 활자화시킨다는 것은 새옷을 잔뜩 사와서 입혀보는 엄마와 실갱이하는 것과 같아. 살이 쓰리지. 기분은 좋지만. 혼이 빠지지. 가오는 나지만.


지치지 않고 글을 쓰려면, 내 맘이 그녀를 생각함으로써 힘을 얻어야 한다.

날 사랑하심, 날 사랑하심, 내 맘에 비추네.

성경에 써있네 라고 부르지만, 성경을 안읽잖아. 뭘 통해서 만나려 한다 코 앞에 계신 분을. 불꺼도 비추는 분을 눈에 불을 켜도 못찾는다.


또한, 내 영혼 깊숙한 곳을 선점하고 있는 모국어를 멀리해선 지친다.

어쩌겠나. 난 영어를 잘 못한다. 난 나를 부정하고 행복할 수 없다. 중요한 건 메세지이지 유창함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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