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아 네가 내 토르다
4학년 직대딩. 입학하던 시점에 다니던 회사를 지나 두 번의 이직이 있었던 4년 간 늘어난 것이라고는 최소한의 성적을 받아내는 요령정도.. 작년부터 이 '요령'에 큰 도움이 된 AI 친구와 활용방법을 소개한다.
일단 나는 GPT는 개인적으로 유료결제해서 쓰고 있고, 제미나이는 회사에서 지원해 주는 것이 있어 사용하고 있다. 다만 시험공부에 둘 중 어떤 것을 쓸 거냐고 묻는다면 단연코 제미나이다. GPT는 왜?라고 한다면 GPT는 PDF나 이미지 파일에 있는 텍스트를 읽어내지 못하는 맹점이 있기 때문이다. 대학교 수업자료는 100% PDF로 만들어지는데 자고로 벼락치기란 한 번도 읽어보지 않은 자료를 한 번에 합쳐놓고 요약이라도 해서 봐야 하기 때문이다. nnn장짜리 자료를 쭉 읽어볼 시간이 있었으면 애초에 그건 벼락이 아니니까.
일단, 단순암기를 무작정 하는 사람이라면 AI를 이용한 시험공부를 권장하지 않는다. 애초에 컴퓨터로 하는 시험공부는 휘발성이 강하기 때문에 무작정 외워서 시험을 보는 사람은 아마 이런 대화형 방식이 썩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어느 정도 원리나 개념을 이해해야만 넘어갈 수 있는 사람이라 AI를 쓰는 게 도움이 됐다. 그리고 가능한 유료결제 모델을 쓰는 게 낫겠지 아무래도..
진짜 벼락치기라면
이건 진짜 토르다.. 수준으로 벼락치기를 할 때 프롬프트는 이렇다.
" 나는 이제 갓 대학에 입학한 신입생이고, 내 지식수준보다 어려운 과목을 공부하고 있어. 당장 다음 주가 시험인데 나는 개념조차 이해하지 못했어. 지금부터 수업자료를 업로드할 건데, 챕터별로 요약하고 내가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개념을 설명해 줘. "
라고 일단 시작하고 보는 거다. 저 ' 갓 대학에 입학한 신입생 '이라는 말은 개인적으로 시험마다 테스트해 봤는데, 아예 중학생같이 어린 연령층을 넣으면 오히려 정보를 너무 많이 생략한다.
이러고 나서 쭉 오면 한 세 번 정도 "놓친 정보가 있지 않아? 목차 기반으로 놓친 부분을 재점검해서 반영해 줘"라고 요청한다. 다 한 것 같더라도 일단 무조건 세 번 정도는 반복한다. 그래야 디테일한 요약본이 나온다. 그리고 마지막에 정말 목차랑 한번 쓱 비교하면서 빠진 부분이 있는지 본다.
벼락 치는 사람한테 빈칸이니 시험예상문제니 하는 건 도움이 안 된다. 뭐라도 머리에 넣어놓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100점을 맞자고 시험을 보는 게 아니기 때문에, 이쯤에서 누락된 정보와 거기서 나오는 문제는 쿨하게 포기하기로 한다. 이제부터는 어려운 부분을 간혹 물어보면서 내내 그 자료만 읽으면 된다. 이제는 내가 아는 것이 정답이 되는 (..) 신박한 상태가 된다.
나 같은 사람이야 벼락치기로 자료요약이나 해서 읽는 자료를 만들어낸다지만 지금은 공부를 잘하는 친구들도 곧잘 사용하는 것 같다. 들어보니 과목마다 방을 하나씩 파서 - 교수님의 말씀을 녹음한 스크립트 + PDF 텍스트본을 입력해 놓고 + 시험기간 직전에 강조한 부분을 입력해서 시험 예상문제 등을 받고 대비하는 스타일. 특히 족보 같은 게 있다면 그걸 넣었을 때 시험문제에 반영해 줘서 좋다고 한다. 나도 이 비슷한 걸 해봤는데, 스크립트를 넣고 나서 "이건 녹음본 스크립트야. 오타나 문맥상 이상한 부분은 알아서 보정해 줘."라고 써놔야만 정확도가 올라가더라. 필기나 이런 부분을 넣어본 적은 없지만 고도화하면 정말 공부하기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사실 시험이라는 게 벼락치기로 하면 안 되지만.. 직대딩은 그런 사치를 부릴 수 없다. 야근이 수두룩한 시점에 시험기간은 사치니까. (아무튼 직장인이 우선이다) 언젠가 누군가 AI로 시험공부를 한다면 꼭 꿀팁이 되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