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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딥마고 Feb 13. 2022

사랑은 냄새

지하실에서 운동을 마치고 올라가는데, 6살 난 딸이 계단을 내려와 안긴다. 땀을 흘리던 나는 아이를 안아도 되는지 생각하다가 결국 사랑을 못 이기고 번쩍 안아 들면서 말했다. “엄마 땀 냄새나는데.”

아이는 내 목덜미에 코를 대어 킁킁하고 냄새를 맡더니 “흐음- 엄마 땀 냄새 좋다-” 한다.


누군가를, 혹은 무엇인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 냄새를(혹은 냄새까지도) 사랑하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


단 1초도 눈을 붙이지 않고 도착한 촬영 스튜디오의 퀴퀴한 먼지 냄새, 편집실에서 나와 생각에 잠겨 걷던 늦봄 새벽의 공기, 새 책 냄새와 헌 책 냄새의 차이, 연필을 깎을 때 나는 나무 냄새, 고양이 배에서 나는 햇빛 냄새. 이것 외에 여기 다 적을 수도 없는 많은 것들이 냄새로 기억된다. 사람이든 공간이든 물건이든 그것과 관련된 냄새가 싫으면서 사랑하게 된 경우는 없는 것 같다. 몰라, 지금 생각엔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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