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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님 Jan 30. 2023

11. 모르는 건, 죄. (1)

스타트업에서 프로덕트 디자이너로 살아남기

'몰랐어요!' 라고 말하면 언제든 용서 받을 수 있고, 이해 받을 수 있을 것 같지만...

생각외로 그렇지 않다. 극단적인 예시지만, 사람을 죽여놓고 몰랐다고 말하면 다냐고 묻는 질문들이 있듯이.


모르는 건, 죄다.






유난히 글을 쓰다보니 이직에 대해 많이 다루는 것 같은데, 나는 각 4년에 가까운 시간씩 회사들을 다녔고(중간에 짤막하게 경험한 회사들을 제외하고) 2022년 나를 위해 한단계를 뛰어넘어야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경험을 많이 할 수 있는 회사들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넣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결과가 좋지 않았다.

디자인들을 보며 충분히 '나도 할 수 있어'라고 생각했던 많은 스타트업 회사들에게서 쓰디쓴 결과를 맛봐야했다. 프로덕트 디자이너의 포트폴리오는 문제의 발견, 해결 과정, 결과가 잘 담겨야하는데 나는 잘 담았다고 생각했는데 면접관들 눈에는 성이 차지 않았고 나는 그것이 포트폴리오의 구성의 문제라고만 생각했다.


피드백을 받아보기도 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다 그래픽이나 UI에 중점을 둔 동료 디자이너들이었기 때문인지 제대로 된 피드백을 못 받았고, 커피챗을 신청하기에 나는 너무 부끄러움이 많았다.


시간은 늘어나고, 나의 경력에 맞는 실력을 가지고 있는 건지 나에게 대한 의심이 생겼다.


고민 끝에 서류 통과를 많이 했다는 이의 포트폴리오 강의을 구매했다. 구성은 자신은 이렇게 포트폴리오를 만들었으며, 이런 방식이 많은 칭찬을 자아냈다는 이야기들이었다. 꽤 충격이었다.

내가 담은 내용들이랑 전혀 다른 내용들로 꽉 차있었고, 내가 면접관이라면 나 정도의 경력을 가지고 있는 디자이너가 이 포트폴리오를 만든 디자이너보다 실력에 대한 판단이 낮게 느껴진다면 당연히 서류합격을 줄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내 포트폴리오는 엉망이었다.

어쩌면 내 실력도 엉망일지 몰라.

나에 대한 실망과 내가 가진 경험에 대한 의심이 들기 시작하자 끝없이 무너졌지만, 그대로 피할수는 없었다.

위와 같다면 그렇기 때문에 한 단계를 더 밟고 배워야함으로, 그리고 내가 익힌 경험들은 무시할 수 없을 테니까. 그래서 포트폴리오를 뜯어고치고 바꾸고 결국 이직은 성공했다. 그 후의 이야기는 다음글에서 담아볼까 한다.


아무튼 이야기로 돌아와서 종종 친하게 지냈던 옛 동료직원들을 만나거나 친구들을 만나면 회사 동료에 대한 이야기가 빠지지 않고 나오는 편인데 그 중 신입이나 후배 직원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도통 이야기한대로 일을 수행하지 않는다는 이야기, 알려줘도 알려준대로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 메모를 하지 않는 다는 이야기 보통 모르는 것, '무지'에 관한 이야기들이었다.


그때쯤이면 '라떼는~'이 나오기 시작하는데 그럴때면 나도 내 처음을 생각해보고는 한다. 처음을 생각하면 나는 디자인보다는 개발할 적이 먼저 떠오른다. 아무래도 제대로된 첫 사회생활이었고 그때의 사회생활이 내 전반적인 경력들에 뿌리가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 당시에는 야근을 많이 했다. 모르는 것을 알리고 싶지 않았고 매번 물어보면 선배들이 싫어한다는 이야기에 구글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그러다보니 업무 진척도는 앞으로 나가지를 않고 옆에서 고통스러워하니 그런 후배를 바라보는 선배들은 꽤 답답해했던 것 같다.


나중엔 오히려 선배들이 다가와서 또 어떤게 문제인가를 물어보며, 같이 고민하고 해결해나가는 시간을 갖었다. 내 입장에서는 잘된 일이었으나 한편으로는 선배들의 시간과 추가적으로 후배한테 관심을 갖어야하는 리소스가 투입되니 나의 무지가 그들에게는 피해가 된 것이다.


지금까지는 너무 감사하고, 좋은 선배들이었고 다정한 시간들이었다고만 생각했는데 친구들과 나누던 신입 직원의 이야기가 내가 될 수도 있단 생각을 하니 답답하기도 했다.


결국 문제는 알아가기 위해 힘쓰고 공부하라는 건데, 포트폴리오를 만들면서도 열심히 리서치했고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는 열심히 보여줬다고 생각했지만 방향이 틀렸다는 것은 알지 못했다. 이런 무지함에서 나는 어떤 행동을 취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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