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시인 화가 김낙필
Nov 16. 2024
이스탄불 發 이별이다
보스포루스 해협에서 고등어케밥을 먹고 연락선에 올랐다
갈매기들이 스낵 과자를 쫓아 날아들고
석양이 모스크 사원 지붕으로 넘어가고 있다
짧은 만남은 긴 이별을 남겼다
잠실 롯데월드 타워 전망대에서 바라본 노을처럼 이별은 짧고 길었다
태평양 너머 대서양의 파고는 높고 한없이 험난했다
화차를 타고 여덟 시간을 달려 도착한 석류의 도시
팔일 동안의 소풍은 달콤하고 길었다
버지니아 슈퍼슬림 블루의 향기를 함께 나누었다
황량한 호박밭을 달리며 무심한 꿈을 꾼다
달콤한 잠과 럼주의 취기가 황홀했다
이국의 정취란 매혹적이다
이방인과의 작별도 매력적이다
공항에서 영등포 롯데까지 오는 동안 겨울비가 내렸다
다음날 아침 리무진 버스는 말없이 영종도로 돌아갔다
그리고 영영 이별이었다
그날의 석류와 술은 꿈결처럼 달았다
이별의 맛처럼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