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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이 Nov 03. 2024

두류공원

풍수지리사가 인정한 명당

도시화된 공간에서 살다 보니 주말이면 푸르른 숲을 찾아다니게 된다. 녹음이 우거진 숲 속을 거닐다 보면 이마에 송골송골 맺히는 땀을 식혀주는 시원한 바람을 만나고 가끔씩 들리는 뻐꾸기 소리가 고즈넉한 분위기를 더한다.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기분 전환을 한 뒤에는 어렵게 느껴졌던 삶의 문제들이 한결 가벼워진 것을 느낄 수 있다.

   대구에는 시민들의 휴식과 운동을 위해 만든 공원이 여러 개 있다. 그중에 단연코 가장 있기 있는 곳은 대구에서 가장 큰 두류공원이다. 대구의 센트럴 파크라고 불릴 정도로 50만 평의 넓은 부지에 계절마다 다양한 꽃들이 피고 지며 문화예술회관, 야외음악당 등 부대시설이 있어서 각양각색의 예술활동도 이루어진다.

   두류공원에는 사방이 탁 트여 경치가 멋진 성당못이 있다. 조선 시대 이곳을 지나던 풍수지리사가 이곳이 명당이라 장차 임금이 태어날 것이라고 예언했다. 그 말은 순식간에 임금의 귀에 들어가 곧이어 불호령이 떨어졌다.  


   ' 이 지역을 물로 채우고 다시는 사람이 살지 못하게 하라.'


    현대 사회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통치자의 권위적이고 비합리적인 결정이지만 조선시대였으므로 곧 이 지역은 수몰되었고 성당못이 생겨났다. 두류공원의 유래에 대해 다른 의견을 내는 사람들도 있다. 대구 지역에서는 연중 화창한 날이 계속되고 강수량이 적어서 농사를 많이 지었다. 이 농사에 필요한 물을 대기 위해 성당못을 만들었다는 주장이다. 어느 의견이 사실인지는 타임머신을 타고 가서 확인해 봐야 할 것이다.

    귄위적인 왕 덕분에 성당못 근처에는 집이 들어서지 않게 되었고 덕분에 탁 트인 명당을 누구나 감상할 수 있다. 성당못이 있는 지역에 빌딩이나 타워가 있다면 지금의 멋진 경치는 없었을 것이다. 사계절을 느낄 수 있는 성당못 가장자리에는 나무 데크가 설치되어 있어 하루 종일 산책하는 사람들이 오간다.  

대구 두류공원

    뉴욕의 센트럴 파크에는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 저수지가 있다. 센트럴 파크는 103만 평의 광활한 부지에 조성되어 있어 북쪽 끝은 할렘, 남쪽 끝은 뉴욕시청을 비롯해 뉴욕 최고의 부촌, 5번가 쇼핑거리, 주요 대기업의 본사들이 자리 잡았다. 센트럴 파크는 1821년에서 1855년 사이에 급격한 인구 증가로 도심의 오염이 심해지자 1857년 조성이 결정되었다. 시대적 흐름을 따져보면 조선은 아직 강화도조약을 맺기도 전이지만 미국은 도시의 인구 밀도 증가와 그 해결법으로 공원 조성을 결정할 정도로 도시화가 진행되고 있었다.

     대구문화예술회관 앞 야외무대에서는 5월부터 9월까지 여름밤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수요상설공연이 열린다. 현대무용, 합창, 전통 한국 무용을 비롯해 여러 흥미 있는 공연이 이루어지고 있으니 무료 라이브 공연을 즐겨보는 것도 좋겠다. 지난주에 들었던 오페라 아리아 곡을 소개하며 글을 마무리해야겠다. 사계절 아름다운 두류공원을 소개하고 나니 시민으로서 큰 역할을 다한 것 같아 뿌듯하다.

분홍빛 저녁노을 아래 83타워

 대구문화예술회관 수요공연

                                                       6월의 꽃 수국


오페라 카르멘의 아리아----투우사의 노래

https://www.youtube.com/watch?v=Vt465C65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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