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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마리 Dec 18. 2023

디자이너로 컴백했습니다.

첫 번째 브랜드디자인 프로젝트, 첫 번째 클라이언트


5년차 플로리스트 시절 브런치 작가 신청을 했었고, 지금은 다시 디자이너로 돌아가는 중이라고 프로필에 적은 지 6개월..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올 해가 가기 전, 이제 저도 다시 디자이너로 컴백했다고 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업자를 8월 말에 내고, 

11월 중순에 처음으로 클라이언트가 생겼습니다. 


김장하러 할머니댁에 가려던 날 아침이었는데 정말로 휴대폰을 들고 있던 손이 떨리더군요.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생긴 첫 번째 클라이언트였고, 그렇게 전 베이커리카페의 브랜딩 및 브랜드디자인을 맡아서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저번부로 약 한 달간 진행했던 브랜딩 업무가 끝났고, 이렇게 회고하며 브런치에 글을 남겨봅니다.


사업자만 냈다 뿐이지, 프리랜서와 다를 바 없는 삶을 살아가지만, 그래도 회사에 얽매인 삶보다는 만족합니다. 안정적이지 않은 불안함이 늘 한편에 있지만, 그 불안함을 긍정적으로 활용하면 앞으로 나아가게 하고 안주하지 않게 하는 원동력이 되기도 합니다. 그렇게 첫 번째 일이 생기기 전까지 전 불안함에 집어삼켜질 뻔했는데, 다 예비하신 일이 있으셨던지, 일용할 양식을 주시듯 두 분의 대표님을 연결받게 되었습니다.





브랜드디자인을 하겠다고 하면서, 진짜 일이 생기기 전까지는, 그냥 혼자 리서치하고 기획해서 가상의 브랜드를 만들었습니다. 내가 오픈하고 싶은 카페, 레스토랑, 일식집, 브런치 가게 등.. 제가 원하는 업종의 클라이 언 틀을 가상으로 설정하고, 나의 감각을 담아 만들었던 거죠. 사실 이런 기간이 길어질수록 조금씩 현타가 왔습니다. 



이게 뭐 하는 거지?

혼자서 북 치고 장구 치고..

노출도 안 되는 인스타그램, 블로그 게시물..

내가 혼자 디자인한다한들 알아나 줄까..



그렇지만, 첫 고객이 생기고 나서 혼자 허튼짓(?)같이 해오던 디자인 작업들이 조금은 위로가 되었습니다. 제 회사 이름을 알게 된 후 검색을 통해 제가 했던 작업들을 모두 보시고 좋게 평가하셔서 바로 컨택을 해주셨으니까요. 방문자도 별로 없고, 팔로워 수도 별로 없는 SNS를 갖고 있으면서 힘이 빠질 때도 있었지만, 찾아올 분은 찾아오나 봅니다.




그렇게 첫 번째 프로젝트를 잘 마치고, 

최종 파일과 브랜드디자인가이드도 전송했습니다.

마감 일자에 대한 긴장을 하고있어서인지,

다음 날은 알람없이 꿀잠을 잤네요.




한 달간 작업하면서 느낀 점은, 

전 온라인업무와 온라인커뮤니케이션이 잘 맞는다는 점과

일이라는 것이 내게는 활력이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나의 능력이 도움이 된다는 것,

나의 능력이 누군가에게 쓸모가 있게 된다는 것,

이게 저를 행복하게 했습니다.





그리고 이 분야의 '인정'을 받기 위해서 

내가 더 열심히 한다는 것,


작업에 대한 대가로 받는 금전적 이익 외에도 난 정신적으로 내가 나를 채울 수 있는 가치를 느끼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단순히 돈이 목적이었으면 그냥 대충 약속된 것들만 작업하고 빨리 끝내는 것에 집중하는 게 좋았겠죠. 


근데 저는 마음이 그렇게 안 되더라고요. 

이 대표님들이 론칭하는 브랜드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았으면 좋겠고, 그러려면 어떤 품목의 디자인이 필요할 것 같은지, 운영하다 보면 어떤 디자인이 필요할 것 같은지, 고객 입장에서 또는 브랜드 운영자 입장에서 생각해 보며 임했습니다. 디자인 시안도 계약된 사항보다 추가로 더 작업해서 보여드리기도 했습니다. F&B 쪽에 진심인 만큼, 그런 제 마음과 자세가 클라이언트 두 분께도 전해졌는지 감사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대표님들도 원래 계약사항에 없던 디자인 품목들도 추가로 더 의뢰하시면서 감사하게 작업했습니다.





그래서 전 잘 모르는 분야를 포함한 넓은 분야보다는

제가 좋아하는 분야, 잘 알고 꾸준히 관심 있는 분야인

F&B와 관련된 디자인부터 길을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스몰브랜드로 시작하지만, 

끝은 창대하기를 기도하며

gffg이나 cnp 같은 회사가 되길 꿈꾸며..

첫 번째 프로젝트를 마친 후 생각을 기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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