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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마리 Feb 01. 2024

카페 오픈 초기, 제발 이것만은 하지 마세요

디자이너가 부탁드립니다.


오프라인 매장 창업 하시는 분들 주목해 주세요.


가장 쉽게 카페 분위기를 좋게 하는 방법 알려드릴게요.


아니, 이것만 안 해도 분위기는 유지될 겁니다.


.

.

.

개업선물은 집에 가져가주세요

제발 화분만큼은....


디자이너의 입장에서 부탁드리는 말씀입니다. 

물론 개업 축하 선물을 보내는 그 마음은 매우 매우 고맙고 감동적이지만, 결국 카페나 레스토랑 등 매장이 잘 되길 바라는 게 선물한 사람들의 목적이라면, 개업선물들은 매장 내에 두지 말아 달라고 말씀드립니다.




당신이 뭔데 이래라 저래라냐? 하신다면..

전 카페를 사랑하는 브랜드디자이너입니다. 

카페나 레스토랑 등 F&B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살려 디자인으로 풀어내는 일을 합니다.


콘셉트부터 기획하고 컬러 및 분위기, 톤을 잡아서 브랜딩 애써 해 드렸는데, 개업하시자마자 바로 온갖 화려한 컬러의 개업선물들이 그 공간에 들어서있는 걸 보면 마음 아프더라고요. 물론 그 매장, 그 브랜드의 운영자인 대표님들의 마음이 괜찮다면 상관없지 않나요?라고 할 수도 있겠죠. 그렇지만, 좀 더 장기적인 시선으로 보자면, 그 브랜드는 어떻게 되는 걸까요? 브랜딩은 한순간에 되는 게 아니라 꾸준히 그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유지시켜 가면서 고객들에게 의도한 이미지를 심어줄 때 잘된 브랜딩의 과정으로 흘러가게 됩니다. 




예를 들어

그 브랜드의 콘셉트가 모던, 시크한 무채색 콘셉트의 카페라 해볼게요. 그런 카페에 개업축하선물로 노란색 심비디움 꽃이 화려하게 달린 큰 화분이 리본을 단 채로 들어왔다고 해봅시다. 선물한 분의 성의를 봐서 입구 앞에 둬야 할까요? 그리고 작은 선인장, 다육식물 등 아마도 아기자기한 선물들이 많이 들어올 겁니다. 하지만 그것들을 모두 진열한다면.. 모던 시크했던 그 카페의 초기 브랜딩 콘셉트는 증발해 버릴 겁니다.


실제로 전 카페를 좋아하기도 하고, 리서치 목적으로 새로운 카페와 공간을 자주 갑니다. 그러던 중 새로 생긴 카페를 갈 때면, 종종 실망하곤 합니다. 깔끔하고 잘 된 공간 구성인데 어울리지 않게 개업선물로 들어온 화분들이 입구부터 곳곳에 놓여있기 때문이죠. 사진을 잘 찍고 싶어도 그런 화분들이 분위기를 깨고 통일감 없게 느껴져서 예쁘게 기록을 남기기 어려웠습니다. 제가 운영하는 카페였다면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위해서 들어온 화분들은 모두 집에 가져갔을 거예요.


즉, 개업 선물들로 인해

너무 쉽게

브랜딩 한 의미가 사라질 수 있습니다.





카페창업 초기에 흔히 말하는 

오픈빨이라는 게 있습니다. 

우선 카페브랜딩의 경우 초반에 주목받기에 좋고 카페투어하는 분들의 시선을 받기에도 좋고, 브랜드디자인이 잘 된 곳이라면 인스타그래머들의 방문 및 포스팅이 업로드될 수도 있죠. 근데... 이때에 그런 개업선물들이 가득해서 카페 공간의 분위기를 해치고 애매하게 만든다면 어떨까요..?


카페오픈 초기일수록 중요합니다.

물론 처음일수록 많은 것들을 더하고 싶고, 이것도 놓고 싶고 저것도 장식하고 싶고 그럴 겁니다. 그럴수록 초기에 잡았던 인테리어 콘셉트이나 브랜드의 콘셉트를 기억해서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과유불급이라고 초기에 더하다 보면 공간 분위기는 깨지기가 쉽습니다. 초반에 리뷰 남기려고 사진 찍는 분들이 많을 텐데, 그럴 때 여러 요소들이 섞이면 오히려 브랜드 고유의 색이 드러나기 어렵습니다.





개업선물 고민하신다면..

센스 있게 그 브랜드 콘셉트에 맞는 걸 해주시거나, 카페사장님이 운영에 필요한 것을 선물하는 건 어떨까요? 어쩌면, 선물보다 정성 가득한 블로그 리뷰 포스팅이나 방문자리뷰, 인스타그램에 게시물 올리는 게 더 큰 선물이 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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