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흐겸뇽 Sep 13. 2022

복직을 했고

난 지옥불로 걸어 들어갔다

배신감이 든다


복직하고 보니 같은 팀 동료들이 월에 한 명씩 총 3명이 나갔다. 복직을 고민할 때 혹여나 조금이라도 이 동료들에게 피해 갈까 봐 걱정하던 그때의 내가 안타깝다. 복직을 고민할 때 팀 동료들만 생각하고 믿으며 복직을 결심했던 그때의 내가 안타깝다. 그들은 내가 고민할 때 이미 이직을 준비하고 있었을 텐데 그런 나를 보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결국 남은 사람은 1년 넘게 애보고 복직한 지 3개월 된 나와 우리 회사로 이직한 지 3개월 남짓된 2명. 남은 사람끼리 으쌰으쌰 해보려고 했는데 2명 중 한 명은 곧 출산휴가를 간다고 한다. 그리고  남은 한 명이 급 면접을 가게 되었는데 뭐 상황이 이러니 이해했다. 그런데 앞서 이직하고 떠난 사람이 데려가려 했던 것. 와. 여기를 이렇게 파죽지세로 똥통으로 만들어놓고.


앞서 이직한 사람 중 한 명은 참 아끼던 후배였다. 퇴사한댔을때 아쉬웠지만 고생했던 거 충분히 아니까 응원해주려고 했다. 어디로 이직한다고 했을 때 우려되는 부분이 있어서 얘기해주기도 하다가 지인들 통해 거기 정보 다시 듣고 평판 업데이트도 다시 해주고 그랬는데 이미 잘 다니고 있던 걸. 이런 게 바로 K아줌마의 오지랖일까. (앗 나 아줌마 다됐네)


이런 일들을 겪고 요즘 좀 현타가 왔었다. 다들 자신의 길을 잘 개척해 가고 있는 거였고 나만 구렁텅이 속에 있던 거였.. 아니 나만 잘하면 됐던 거.


그간 함께해온 시간과 걱정과 우려와 응원과 등등이 많이 무색해지는 기분이었다. 동시에 앞으로가 걱정되고 열심히 해나갈 기운이 쏙 빠지게 되었다. 그렇게 난 지옥불에 들어가 있었다.

작가의 이전글 퐝퐁일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