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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민재 Mar 23. 2024

관리자에서 다시 실무자로

창업한 지 이제 거의 2개월이 되어간다. 직원은 나를 포함해 공동 창업자 한 명과 프리랜서 개발자 한 명뿐이다. IT 사업을 하다 보니 제품 개발이 가장 중요한 일이다. 개발 외의 모든 업무는 내가 맡고 있다. 또한, 초기 기업에 필요한 여러 가지 일들을 시작하기로 했다.


기획과 개발 작업을 재개했다. 한 대표님이 피그마를 배워보라고 추천해 주셔서 바로 시작했다. 보통 새로운 툴을 배울 때 책을 사서 보기보다는 바로 사용해 보는 편인데, 피그마도 별도의 교육 없이 시작했다. 직관적으로 잘 만들어진 툴 덕분에 3일 만에 익숙해졌다. 예전에는 화면 UI를 기획할 때 파워포인트를 최대한 크게 설정하여 여러 화면을 넣거나 직접 인쇄하기도 했는데, 피그마는 무제한 캔버스를 빠른 성능으로 사용할 수 있어 서비스 기획에 최적화된 도구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피그마로 그린 UI 기획


사업을 하면서 아이디어는 끊임없는 전쟁과 같다고 생각한다.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해결책을 찾아내야 한다. 소프트웨어 아이디어는 머릿속에서 떠돌다가 화면에 그려지면서 구체화된다. 그래서 아침이나 잠자는 도중에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바로 화면에 그려둔다. 이렇게 해야 나중에 활용할 수 있다.


사업 아이템 개발 과정에서 PC 앱 개발이 필수적이 되었다. 파이썬으로 쉽게 만들 수 있다고 듣고 바로 시작했다. GPTs 스토어에서 파이썬 코더를 고용해 개발을 시작했다. GPT는 자신이 작성한 코드를 종종 잊어버리고 가끔은 잘못된 문법을 알려주기 때문에, 파이썬 문법을 모르는 나는 모든 에러를 소스코드와 함께 복사해 오류 수정을 요청하며 하나씩 수정해 나갔다.


과거에는 개발 도구로 이클립스를 사용했지만, 요즘은 Visual Studio Code를 사용한다. 이 무료 개발 도구는 가볍고 편리하다. 형상 관리에는 Git을 사용했다. 공동 창업자는 GUI 사용을 권했지만, 나는 커맨드 라인을 선호하여 Git 명령어를 익혀 사용했다. PC 앱을 빌드하고 디자인하며 배포까지 했다.

셀리즈 어시스턴트 PC버전 


그렇게 일주일 정도 GPT와 씨름하니 파이썬 문법이 눈에 들어왔고 UI와 비동기로 서버와 통신하고 결과를 UI에 다시 반영하는 시그널 구조도 모두 이해가 되었다. 개발에 조금 자신감이 생기니 자존감도 조금 올라갔다.


아직 회사는 돈을 벌지 못하고 있다. 자본금을 쓰면서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중이다. 자본금이 계속 버텨줄 수는 없지만 지금은 눈앞에 일들을 계속 열심히 하는 방법밖에 없는 것 같다. 올해 사업계획을 매출 10억으로 잡았는데 아직 그중에 1%도 채우지 못했다. 그래서 오늘 아침에 본 책의 구절이 머릿속을 스쳐간다.


사업계획의 숫자는 이익을 달성하는 숫자 게임이 아니라 가까운 사람을 기쁘게 하기 위한 것이고, 가치 있는 스토리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가치 있는 스토리를 만들어 보자. 스토리가 가치 있으려면 그만큼의 고난도 따라와야 한다. 앞으로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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