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KHADA 04주차 Day 3
� No Stupid Questions는 Freakonomics Radio Network의 인기 팟캐스트로, 우리가 무심히 지나치는 질문들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대화를 담고 있습니다. 이 블로그 시리즈는 영어 스터디 ASKHADA의 일환으로, 매주 한 편의 에피소드를 함께 듣고 생각을 나누는 기록입니다.
오늘은 No Stupid Questions 201화에서 나온 창업자의 망상적 낙관주의(Delusional Optimism) 현상을 다뤄봤습니다.
스타트업 창업자의 과도한 확신, 어디까지가 대담함이고 어디서부터가 자기기만일까?
Planning Fallacy: “6개월이면 충분하다” → 실제로는 몇 년 걸리는 프로젝트
Kim Scott의 말: “None of you are Steve Jobs” – 현실 직시와 자기기만 사이
왜 어떤 사람들은 실패를 알면서도 무모한 도전을 멈추지 않을까요?
그 자기기만이 단순한 허세가 아니라, 팀과 투자자를 움직이는 성공의 연료일 수 있다면?
그리고 영어 표현 delusional optimism, None of you are Steve Jobs 가 비즈니스 맥락에서 어떻게 쓰이는지, 한국과 문화적으로 어떤 차이가 있는지도 정리해 보았습니다!.
1. 나는 도무지 못할 선택들
저는 30대 중후반부터 40대 초까지 연달아 스타트업에서 일한 경험이 있어요. 짧게는 6개월, 길게는 3년.
어떤 회사는 투자를 받기위해 고군분투만 했는데, 또 어떤 회사는 투자금을 받고 나서도 길을 잃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창업자들을 보며 늘 놀라웠던 게 있는데요.
“To be a founder… you have to have a sort of unrealistic expectation and an almost unfounded belief… because that’s the only thing that’s going to make you crazy enough to take the risk.”(No stupid questions Ep. 201)
"저 상황에서, 저 결정을 저렇게 대담하게 내릴 수 있다고?"
저라면 간이 떨려서 도무지 못했을 선택들이었어요. 저는 늘 사건이 벌어지기도 전에 리스크를 상상하는 타입이었거든요. 하지만 그들은 리스크 계산기를 던져버리고 직진 버튼을 누르는 것 처럼 보였어요. 그때는 정말 “이건 인종이 다른 사람들인가?” 싶었어요. 타고난 배짱, 혹은 리스크 감수와 대담함이 DNA에 새겨진 듯한, 다른 인종요.
심리학과 행동경제학은 말합니다. 이건 단순히 개인의 기질 문제가 아니라, 낙관주의의 구조적 효과라는 것을요.
오늘은 바로 그 얘기를 해보려 합니다.
2. 낙관주의의 그림자와 빛
창업자의 "망상적 낙관주의"는 정말 양날의 검인 듯 싶습니다.
한편으로는 불가능해 보이는 일에 도전하게 만드는 에너지를 주지요. 그 확신이 타인을 설득하고 투자자를 끌어들이는 스토리텔링 파워가 되기도 하고요. 팀원들에게 "우린 할 수 있다"는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것도 이런 낙관주의의 힘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위험한 그림자도 있습니다. 현실을 무시한 채 계획을 세우게 되고, 시장을 과대평가하면서 리스크는 과소평가하게 되죠. 결국 무너지는 팀과 잃어버린 기회들을 남기기도 해요.
“I think there’s actually benefits sometimes to being this delusional founder because without that, you’re never going to do it.”(No stupid questions Ep. 201)
3. 과학이 밝힌 낙관주의의 메커니즘
① 계획 오류 (Planning Fallacy)
Daniel Kahneman과 Amos Tversky가 발견한 현상이에요. "사람은 늘 낙관적으로 프로젝트 기간·비용을 과소 추정한다"는 거죠. 유명한 사례를 Angela 가 소개해주는데요
It was supposed to take six years and $3 billion… It took 16 years and $22 billion. 보스턴의 Big Dig 터널 공사. 6년·30억 달러 예상했는데 결국 16년·220억 달러가 소요됨
창업자들의 "곧 출시한다", "우린 1년 안에 흑자 전환" 같은 말이 왜 늘 틀리는지 설명해주죠.
② 낙관 편향 (Optimism Bias)
Tali Sharot의 연구에 따르면, 인간은 기본적으로 좋은 미래를 과대평가를 한다고해요. "나는 암에 걸릴 확률이 낮다", "내 스타트업은 실패하지 않는다." 등등요. 뇌의 신경 메커니즘조차 긍정적 정보는 잘 받아들이고, 부정적 정보는 무시하는 쪽으로 작동한다고 해요. 대표적인 예로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 라고 얘기하면 코끼리만 생각하게 되는 케이스인거죠.
③ 전략적 자기기만 (Strategic Self-Deception)
스타트업 창업자가 "우린 유니콘이 될 거야"라고 말할 때, 그건 거짓말이 아니에요. 자기기만일 가능성이 커요. 즉 자기도 자기 스스로를 속여야 하는거에요. 그래야 리스크를 감당할 수 있고, 그 자기 확신이 팀과 투자자를 설득하는 힘이 되니까요.
이 부분이 꽤 오랫동안 헷갈렸는데요. 저와 같이 일했던 창업자들이 의식적으로 거짓말하는 것 같지는 않은데 내용은 허황되고 도대체 이건 뭘까?싶은 생각이요. 그런데 이번에 팟캐스트를 들으며 알게 되었죠. 창업자들은 본인이 정말로 그렇게 믿고 있던거에요. 거짓말은 진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다른 사람을 속인다면, 자기기만은 진실을 회피하고 자신까지도 속이게 된다는 차이가 있죠.
4. 언어가 드러내는 스타트업 문화의 본질
이번엔 창업과 관련된 영어 표현들을 자세히 살펴볼까요? 언어 속에 실리콘밸리 문화의 DNA가 숨어있다고 생각했거든요.
① Delusional optimism vs 망상적 낙관
한국어 "망상"은 거의 정신질환 수준의 부정적 뉘앙스잖아요. 하지만 영어 "delusional"은 스타트업 세계에서는 거의 필수 덕목으로 여겨지는 듯 해요.
Her delusional optimism made investors nervous, but also strangely inspired the team.
여기서 "delusional optimism"은 비난이 아니라 창업자의 특성을 묘사하는 표현인데요. 한국어로 망상적 낙관이 팀을 영감시켰다고 하면 좀 이상하지만요. 스타트업이나 창업 맥락에서는 '비현실적으로 대담한, 현실적 한계를 무시하면서까지!! 라는 정도의 의미로 자주 쓰이는 것 같아요. 즉, 비난이라기 보다는 약간 위험하지만 존경할 만한 '광기'에 가까운 뉘앙스에요.
②Fake it till you make it - 가짜가 진짜 되는 마법
이 표현을 직역해보면요. 한국 문화와 정면충돌하는 느낌을 받습니다. 한국어로 "될 때까지 속여라"처럼 번역하면 사기성 뉘앙스가 강해져서 부정적으로 느껴져요. 하지만 영어에서는 자기 암시. 긍정적 자기기만. 성공 전략이라는 맥락으로 훨씬 자연스럽게 쓰이죠. 아래 구문 보시면 느낌 딱 오실거에요.
Steve Jobs was the master of 'fake it till you make it' - he announced products before they even existed.
5. 내가 목격한 망상적 낙관의 현장
제가 몸담았던 한 스타트업에서 실제로 경험한 일이에요. 투자금이 몇개월치밖에 안 남은 상태에서도 대표가 팀 회의에서 말했어요. "우린 다음 분기 안에 시장 점유율 20%를 먹을 겁니다. 개발자도 더 채용해야 합니다!"
저는 속으로 "말도 안 돼, 지금 통장 잔고를 보고도 저렇게 말 할 수 있나."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놀라운 건, 그 말에 팀원들이 진짜 힘을 내기도 하고요. 개발자도 더 채용했고, 브릿지 투자를 이끌어냈어요.
물론 그 회사는 2년 뒤 결국 어떻게 되었는지 더이상 소식을 알 수 없게 되었지만요. 하지만 그 짧은 시간 동안 저는 "망상적 낙관이 어떻게 실행 에너지로 전환되는지" 눈으로 확인한 셈이죠.
6. 가슴에 손을 얹고 하는 고백
저는 여전히 리스크를 감당하는 데 약한 사람이에요. 그래서 창업자들의 대담함을 보면, 지금도 가끔은 "저건 미쳤다"라는 생각이 먼저 들어요. 하지만 한편으로 깨달아요. 그 미친 확신이 없었다면, 우리가 쓰는 앱, 우리가 보는 플랫폼, 우리가 누리는 혁신은 존재하지 않았을 거라는 사실을요.
제가 스타트업에서 일하면서 배운 건, 망상적 낙관은 실패를 부르기도 하지만, 동시에 성공의 연료이기도 하다는 거예요.
Kim Scott이 스타트업 직원들에게 했던 말이 생각나네요.
None of you are Steve Jobs, but that doesn't mean you shouldn't think big.
이 표현이 흥미로운 건, 현실을 직시하면서도 동시에 도전을 격려한다는 점이에요. "너희는 스티브 잡스가 아니다"라고 말하면서도 "하지만 크게 생각하지 말라는 건 아니다"라고 덧붙이는 거죠. 한국어로 직역하면 좀 이상하지만, 영어권에서는 이런 역설적 격려가 자연스러워요. 망상적 낙관주의의 위험성을 인정하면서도, 동시에 그 필요성을 인정하는 문화적 맥락이 담겨 있는 거예요.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미친 사람들" 아닌가 싶어요. 합리적이고 신중한 사람들은 현상유지를 하죠. 하지만 약간 미친 사람들이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기도 하는 것 같아요. 망상적 낙관주의는 위험하지만, 동시에 혁신의 원동력이! 하지만 중요한 건 그 망상을 어떻게 전략적으로 활용하느냐다.
혹시 그동안 메모장에 적어놓았던 하지만 "미쳤다"라 생각했던 아이디어 있으시다면 한 번 더 들여다보면 어떨까요? 어쩌면 그게 다음 혁신의 씨앗일지도 모르잖아요?
참고 문헌
No Stupid Questions Ep. 201: Are You Dreaming Too Big? (Duckworth & Maughan, 2024)
Kahneman, D., & Tversky, A. (1979). Intuitive prediction: Biases and corrective procedures.
Sharot, T. (2011). The Optimism Bias: A Tour of the Irrationally Positive Brain.
Failory (2024). Startup Failure Rate Statistics.
Seoulz (2024). Korean Startup Ecosystem Survival Da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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