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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수리 Sep 22. 2016

#꼰대론

SBS '요즘 젊은 것들의 사표'를 보고 #2

(1편에서 이어집니다)

https://brunch.co.kr/@24suri/2




Part 2. #꼰대론


세상은 두 부류로 이루어져있다. 꼰대와 잠재적 꼰대.


꼰대의 어원이 이렇다고 한다.


방송 사이사이에 중간 관리자들의 인터뷰가 나온다.

요는 '요즘 애들 문제다. 끈기가 없다. 너무 무개념이다.'

이런 내용들인데,

여기서 생각해볼 문제가 있다.


나는 안그랬나?



나도 저랬다. 지나고 나니 아름다운 추억만 남았을뿐.



나도 학생 때 수업시간에 자고, 선생님한테 대들고, 몰래 술먹고 담배피고, 부모님 말씀 귓등으로 듣고, 취업 후엔 어떻게든 핑계대고 휴가쓸 궁리를 했고, 회식 가기 싫어서 갖은 시나리오를 썼고, 과음한 다음날 병원진료를 핑계로 오전반차를 썼으며, 보고서 초안은 낯뜨거울 정도로 엉망이었고, 말도 안되는 제안으로 상사를 경악케했었다.


'회식을 피하는 방법'

http://blog.hanwhadays.com/2232

(심지어 이런 블로그까지..)


직장상사와 페친이면 이렇게 된다.


다 그랬다. 

단지 까먹었을 뿐이다.


기억은 왜곡된다. 

내가 한 일은 잘 한 일만 남고, 아주 큰 실수를 제외한 잔실수들은 잊힌다. 

즉, 나는 '가끔씩 실수는 했지만 대부분은 센스있게 잘 했던 개념차고 똘똘한 신입'이었던 걸로 내 기억 속에는 남아있기 때문에 후배들의 행동이 어이없고 개념없게 느껴지는 것이다. 하지만 예전 상사들도 나를 보며 똑같이 느꼈을 것이고, 똑같이 날 뒤에서 험담했을 것이다. 

다만 나한테만 순화시켜서 표현했을뿐 그래나만몰랐다




시대는 계속 바뀐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네이트온에서 카톡으로, 싸이에서 페북으로. 편집도 잘 안되는 정사각형 사진 공유서비스가 세계를 휩쓸고 있고, 왜 단어앞에 #을 붙여가며 #일상과 #소통을 외치는지, 왜 이상한 신조어(0720 ㅇㅈ?)들로 댓글들을 다는지 모르겠는데 다들 그러고 있고 나도 따라하고 있다. 바뀌는 트렌드에 따라 사람들의 행동양식도 바뀌어간다. 앞으로도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 그 변화를 인지하고 따라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아련한 미니홈피.. (물론 내껀 아님)


나 때는 말이야~ (이 분 방송 이후로 많이 시달리셨을듯;;)


나 땐 이랬는데~ 라고 하기 시작하면 소통은 단절된다. 상사의 무용담을 들으며 방송관객 알바처럼 리액션했던 과거의 나 자신을 떠올려보자. 


이제 알겠는가? 

지금 내 과거 회상을 듣고 있는 후배의 박장대소 역시 구라다.


이게 다 연기라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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