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은 1552년부터 아프리카 노예무역에 관여해왔다. 아프리카에서 실어온 노예들을 런던을 경유해 아메리카 대륙으로 팔아 넘기는 역할을 해왔는데 과적량을 초과해, 바다에 노예들을 빠뜨리는 일도 빈번했다.
세계지표면의 1/4를 식민지로 삼았던 영국의 만행인데, 아이러니하게도 노예무역폐지를 인본주의 관점에서 반대해, 입법으로까지 실현한 것도 영국이다.
영국 정치인 윌리엄 월터포스(William Wilberforce)는 노예무역의 부당성을 끈질기게 설득했고 1807년 노예무역금지, 1833년 노예제도 폐지를 이끌어낸다. 그는 당시 영국의 사상적 토대였던 기독교 복음주의, 박애주의 정신을 근거로, '문명화 사명'을 근거로 노예제 폐지를 주장했다.
이처럼 '영국 식민지 역사'는 너무 입체적이다. 영국은 인도를 수탈했지만, 사티 같은 악습을 폐지했다.증기기관과 철도의 발명으로 물류를 뚫어 자유무역을 확대한 것도 영국이 선구했다.
이는 영국성의 토대가 된 청교도주의, 실용주의, 자유주의 등이 식민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점이다.
이외에 산업혁명부터 자유무역,의회제도 수립, 왕권 견제, 증기와 철도 발명 같은 기술혁명까지 근대화로 집약되는 빠른 진보를 영국은어떻게 이룰 수 있었는지를 다룬다.
무엇보다 간디나 네루 같은 인도 지도층 조차 영국을 통해 '긍정적 오리엔탈리즘'을 가졌다는 점, 일본 제국주의를 경험한 우리로선 공감하기 어려운 '식민지 근대화론'에 일부 동의했다는 점이 새로웠다.
이 책은 영국의 성공 요인으로 여러가지를 제시한다. 명예혁명 이후, 개신교와 청교도주의가 부흥하면서 재산권, 자유주의 기치가 확대됐고 이는 최소한의 개입만 하는 야경국가, 애덤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에 사상적 기반이 된다.
섬나라로서 일찍이 상업과 종교혁명, 해군력의 중요성을 간파한 점,대륙에 있지 않아서 전쟁에 노출이 적었고 이는 곧군사력을 기반으로 한 왕권 강화의 유인이 약했다는 점, 그것이 일찌깜지 지배-피지배간의 계약과 동맹 문화를 가져왔다는 점, 그것이 사회 전반의 합리주의 성향을 촉진한 점 등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