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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결명자차 Jul 26. 2024

무례함에 대하여

걸러지는 사람들


예의를 지키지 아니하고

선을 넘는

오지라퍼들에 대하여


나의 아이가 자폐판정을 받았다.

최고의 불안감을 느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고

모든 것이 다 내 탓 같았다.


시댁에 오픈했을 때.

그들은 말했다.


네가 눈물 많을 때부터 알아봤다.

왜 진작 몰랐냐?

남편은 일하니 모를 수 있다.

엄마가 눈치챘어야지.

1년 안에 정상.으로 만들어라.


아. 이게 진짜 바닥을 치는 거구나.

절친의 아들이 자폐이고.

자기 며느리의 형제가 자폐인.

남편의 누나는.

내가 느낄 수 있는 최대의 모멸감을 주고 싶은지.

장소를 이동하는 4번의 자리에서. 같은 말을 반복하고 있었다.


바다로 갔다.

빠져서 그대로 죽고 싶었다.


당신 때문에 내가 죽는 거라고

복수하고 싶었다.


고개를 돌리니.

내 아이가 남편과 신나게 웃으며

바다에서 놀고 있다.


그래서.

죽지 못했다.


힘든 일이 닥친다는 것.

내 아이가 장애를 가졌다는 것.


그로 인해. 난 그들에게 죄인이 되었다.

누구보다 많은 정보를 찾고

치료실로 향하는 나에게

그들은 어쭙잖은 얕은 지식으로

나를 가르쳤다.


이 사건의 책임자가 필요한 듯했다.


허리디스크로 24시간 고통을 느끼며.

병원도 가지 못하고.

아기띠를 메고

택시를 타고

치료실을 헤매었다.

아이는 쉽사리 좋아지지 않았고

매일 야근으로 퇴근하는 남편은

아이를 재우고. 퉁퉁 부은 눈으로

울고 있는 나를 보며. 때론 짜증도 냈던 것 같다.

나조차 스스로를 학대하고. 미워하고.

어떻게 하면. 아이가 정상이 될 수 있을지만 갈급했다.


3년이 넘는 시간 동안.

우리 부부는. 아이만 생각했다.

틈만 나면. 산과 바다. 자연 구석구석

안 가본 곳이 없고,

전철. 버스 타기. 걷기. 안 해본 것이 없다.

각종 자연체험으로 아이의 감각을 다양하게 하는 것이 좋다는 말을 듣고 서다.

빚을 내며 치료를 해도.

더 많은 치료를 하지 못함이 죄스러웠다.


그렇게 3년이 넘는 시간 동안,

보통의 아이가 아닌 내 아이의 모습에서

일상의 소소하고 큰 상처들.

주로 타인의 시선과 생각 없는 말들이,

원인이 되어 스스로를 많이 괴롭혔던 것 같다.


그럼에도 그 상처 주는 부당함에 화내지 못했다.

엄마성격이 저러니까. 애가 저렇지...

라고 말 할 것만 같았다.


1년 안에 정상으로 돌려놓으라던.

지금 생각하면.

매우 무식한..

그것을 넘어, 매우 못된 그들의 바람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8살이 된

사랑스러운 나의 특별한

아이는.


정상발달을 하지 않아도.

느려도 괜찮다고.

내 욕심과 고집과 복수심을 내려놓은

그 시기부터. 드라마틱하게

표정이 생기고

눈치가 생기고

듣는 귀가 열리기 시작했다.


아직도

아이는 말을 불현듯이 하고

독특한 자폐의 특별함이 있다.

그래서. 동굴을 파고 슬픈 순간도 있다.


하지만.

아이의 장애가 있건 없건.

아이는 소중한 존재고 축복이다.

아이를 통해

우리 부부는 서로를 불쌍히 여기기 시작했고.

성숙했고. 밝아졌다.


이제.

맛있게 밥을 먹는 아이를

그런 나쁜 눈으로 바라보던 시댁의 그녀 같은,

선을 넘는 시선들에서

조금은 당당해진 것 같다.


앞으로도

아이가 커가며

수많은 굴곡이 있을 것이다.


최소한.

그들의 무례함에

이런 태도는 취해도 될 것 같다.


so wh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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