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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땡자 Feb 04. 2024

어른의 문해력_김선영

   

 


 유아용 그림책부터 벽돌 책이라 불리는 총균쇠 까지, 장르와 관계없이 다양한 책을 읽고 있다. 쉽게 생각했던 그림책에서 주제를 찾지 못하거나, 같은 책을 읽은 독서 모임에서 나만 동떨어진 얘기를 할 때가 있다. 남들은 독특한 생각이라며 칭찬했지만, 나는 내가 책 내용 대신 적힌 글씨 읽기에 급급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인 문해력의 필요성을 느꼈다. 어른의 문해력을 쓴 김선영 작가는 작가 소개란에 ‘읽고 쓰는 능력을 동시에 거머쥐고 싶은 당신을 생각하며 이 책을 썼다.’라고 한다. 내게 필요한 걸 다 알려준다니 안 읽을 이유가 없었다.      

 김선영 작가가 소개하는 문해력은 헬스트레이닝 1:1 PT 형식으로 훈련한다..     

1장 스트레칭 week

2장 어휘 근육 week

3장 독서 근육 week

4장 구성 근육 week

5장 문해력 체력장 week     

 총 5장을 8주간으로 나누어 문해력 근육을 만들어준다. 장마다 배운 내용을 바로 실행할 수 있게 문제를 제시하는 ‘문해력 PT’ 편이 실려있다. 1장 첫 주 문해력 체급측정 어휘력 부문 첫 문제에서 바로 현타가 왔다. 나의 저질 체력이 가감 없이 탄로 났다.     


 ● 어휘력 부문

 1. 다음 중 뜻을 아는 단어는 몇 개인가요? 체크하고 뜻을 써보세요.     

   향유하다/ 반추하다/ 팝진하다/ 이울다/ 달뜨다/ 자별하다/ 진작하다     


 알듯 말 듯 한 단어들인데, 한 단어도 글로 쓰지 못했다. 빵점이다. 독서력, 구성력, 세 부문의 테스트를 마치고 1.66666... 점수를 받았다. 자연수가 1이니 1급이라고 우기고 싶었지만, 작가는 친절하게 ‘소수점 이하는 반올림’이라고 적어두었다. 재미로 해본 체급측정이었지만 내가 어느 부문이 약한지 제대로 알게 되었다. 이렇게 부족한 점을 찾고 나니 어떻게 이걸 메꾸지 ‘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었다. 그래서 그랬을까. 오랜만에 국어 수업을 듣는 것처럼 노트에 필기하면서 책을 읽었다. 

 모든 장의 내용이 좋았지만 내게 부족한 어휘력을 다룬 2장. 어휘 근육 편이 인상 깊게 남았다. 단어 스무고개와 유의어·반의어 찾기를 통해서 단어의 뜻을 정확히 아는 방법을 배웠다. 문장을 통해 모르는 단어의 뜻을 유추하는 방법도 배웠다. ‘구메구메‘, ’뜨악하다 ‘, ’ 몽니‘, ’ 애면글면‘ 등 우리 한글이 너무 귀여웠다. 이렇게 예쁜 단어들을 알게 되어 행복했고 내 글에 좀 더 많은 순우리말을 사용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35년 차 카피라이터 정철은 어휘력은 치열함이라고 고백합니다. 어휘력은 치열하게 고민해야만 발전합니다.” 책에 인용된 카피라이터 정철과 작가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김선영 작가는 장마다 자신의 노하우를 쏟아냈다. 생각해보지 못한 책 읽는 방법, 글 쓰는 방법을 쉽게 알려줬다. 더불어 작가가 제시한 ‘문해력 PT’ 문제를 풀면서 나도 잘 쓸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단 하나 아쉬운 점은 채점을 내가 하니 나도 모르게 점수를 후하게 준다는 것이다. 만약 김선영 작가라면 나의 답과 글에 어떤 말을 해줄까 궁금했다.

 책을 다 읽고, 나의 읽기와 쓰기도 작가가 말하는 ’ 들어오고, 숙성하고, 나가고 ‘라는 문해력 키우기 과정을 따라가야겠다고 다짐했다. 나는 이 책을 통해 헬스장 PT의 10분의 1도 안 되는 금액과 시간으로 내게 필요하면서도 소중한 글 근육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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