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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emma Han Apr 20. 2024

02. 원하는 커리어를 얻는 가장 빠른 방법

준비를 준비하고 있는 당신에게

여러분은 '준비'라는 단어를 들으면 어떤 감정이 떠오르시나요.
커리어 코치로 일하는 저는 '준비'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두 가지의 상반된 감정이 떠오릅니다.

먼저, 응당 원하는 것을 가지기 위해 밟아야 하는 절차, 또는 예비해 두어야 하는 자원이라는 성실하고 진취적인 긍정적인 감정도 떠오르지만,
가지고 싶은 것을 향해 용기내어 손을 뻗기를 유예하는 두려움, 같은 부정적인 감정도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커리어 코칭의 장면에서 종종 만나는 어젠다 <00에 들어가기 위해서는/00을 얻기 위해서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요?> 역시 제게는 두 갈래로 읽힙니다. 이미 손에 넘치게 자원을 들고 있는 사람들이 "코치님, 저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하고 묻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입니다.
이제 행동에 나서도 좋다고 이야기해도 쉽게 마음을 놓지 못하는 그들에게서 여러분의 모습이 보이지는 않나요? 
 
사실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는 준비가 필요하다, 라는 것은 꽤 힘이 있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준비라는 행위가 반복되면 능동성의 자리에 '그래도 무언가를 하고 있다'라는 수동적인 자기 위안이 자리잡게 되기 십상입니다. 그러므로 '준비'라는 것을 조금은 경계해야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지난주, 반짝이는 20대 주니어 PM을 만났습니다. 작년 말 수료한 어떤 교육의 오프라인 현장에서 잠시 지나치며 명함을 교환한 기억이 있을 뿐이었습니다. 그 역시 제 존재가 가물거리기는 마찬가지였겠지만 명함을 주고받으며 나눈 짧은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고 해 주었습니다. 교육 수료 후 따로 만나고 싶은 몇 명, 안에 제가 들어있었다고 감사한 선발기준!도 전해 주었습니다. (사실은 저희 회사 명함이 예뻐서일 수도 있습니다)

커피숍에서 마주 앉아 새삼스레 반가운 첫 인사를 다시 나누며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서로 소개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그때까지도 제가 커리어 코치로도 일하고 있는 것을 그는 알지 못했습니다. 제가 IR 코칭을 하는 사람으로만 알고 있었고 그와 관련한 질문을 하고 싶어서 연락을 준 것이었죠.
하지만 거의 일면식 없는 사람에게 커피를 마시자고 한 용기를 보았을 때, 저는 이번 만남에는 단순하게 IR에 대한 정보 나눔이 아닌 커리어 이슈가 있으리라 짐작했습니다. 좋은 IR에 대한 정보는 얻으려면 쉽게 구할 수 있으니까요. 몇 가지 질문을 나누다 진짜 이야기가 시작되었습니다.

"대표님, 저는 사실 AC업계에서 일하고 싶어요." 라는 그의 말에 저는 조금 놀랐습니다. 그가 현재 일하고 있는 곳이 AC보다 더 큰 규모의 프로젝트를 다루는 VC였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일하고 싶은 곳에서 지금 일하고 있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 물었습니다. 그리고 의외의 (하지만 익숙한) 답이 돌아왔습니다.
"AC업계에서 일하려면 어떤 준비를 해야할지 모르겠어서요."

그 말을 들은 저는 단칼에 말했습니다. 
"AC에서 일하고 싶으면 AC에서 일하면 됩니다. 그 업계에서 필요한 자원이 무엇인지는 입사해야만 알 수 있어요."

제 말을 듣고 다소 멍해있는 그와 함께 이미 가지고 있는 자원을 탐색해 보았습니다.
전공, 경력, 수상 이력과 교육 이력 등 빛나고 있는 것 뿐이었습니다. 업무 스타일 역시 가고자 하는 업계에서 원하는 성실함과 추진력 등이 반짝반짝 다양한 에피소드를 통해 전해졌습니다. 
대화 말미에 저는 카톡을 열고 제 앞에 앉아있는 나의 동기이자 커리어 후배에 대한 간단한 추천서를 누군가에게 쓰기 시작했습니다. 
카톡을 확인한 AC업계에서 일하는 임원은 수일 내에 입사서류를 보내보라고 했고 제 동기이자 커리어 후배인 20대 주니어 PM은 이번 주, 그 곳에서 면접을 보고 왔습니다. 합불 여부는 아직 모르지만 어떤 일을 하는지 많은 이야기를 듣고 왔다고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설령 이곳이 아니더라도 이 업계에서 일하게 되는 것은 시간 문제로 보입니다. 

결코 준비의 중요성을 간과하자는 것은 아닙니다. 강도 높은 준비는 우리의 두려움을 줄여주는 중요한 열쇠입니다. 
그리고 준비 과정에 충실한 후, 조준하는 곳을 한방에 명중시키고 싶은 그 마음 역시 잘 알고 있습니다. 
문제는 한쪽 눈만 감고 목표를 조준해야 하는데 때로는 두 눈을 모두 질끈 감는데 있습니다. 목표는 사라지고 과정에 충실한 나만 남습니다.

그러니 방법은, 눈을 뜨고 지금 쏴 보는 것입니다.
내 안의 자원을 믿는다면 준비-조준-발사 가 아니라 준비-발사-조준입니다.

모쪼록 제 동기이자 커리어 후배인, 뛰어난 역량을 이미 가지고 있는 그가 앞으로의 커리어의 여정에서도 이를 떠올려 주면 좋겠습니다.

나를 믿고 쏘아 보는 것, 아님 말고 재조준!
이것이 원하는 것을 얻는 가장 빠른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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