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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isan Mar 17. 2020

코로나-19 휴교, D+2

I'm not alone (DJ Alan Walker)

코로나 19로 휴교령이 내려졌다. 어제 그러니까 3월 16일부터 우리 동네가 속한 Bergstrass 그리고 Hessen 주 전체에 휴교령이 내려졌고, Mannheim을 비롯한 다른 주의 다른 도시들도 월요일 혹은 화요일부터 일제히 휴교령이 내려졌다. 모든 일에서 "질서"를 중요시하는 독일은 금요일, 토요일에 각 주마다 월요일부터 휴교를 시작한다는 발표를 하기 시작했고, 월요일은 마지막으로 학생과 교사가 학교에 출석해서 휴교 동안 해야 할 학습내용과 분량을 알려주고, 이에 필요한 교과서 등을 집으로 가져갈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이미 펴지고 있는 바이러스가 사람들이 계획한 시간을 배려해 주지는 않을 것이고, 우리 가족은 지난 주말부터 가족 외 외부인을 접촉하지 않고 생활하는 중이다. 과제는 이메일로 받았고, 부활절 방학이 끝나는 4월 17일까지 '집콕' 생활을 지속해 나가야 한다. 독일어, 수학 그리고 생활 수업의 숙제를 한 아름 받은 토니는 입이 한 자나 튀어나오고 눈물을 뚝뚝 흘리며 학교를 증오했는데....... 친구랑도 못 만나고, 집에서 공부를 하고 지내야 한다고 생각하니 화가 치밀어 오르고, 한 숨이 나오는 모양이다. 그래도 누구나 받아 들여야 하는 현실! 


오늘은 다소 침착하게 아침을 먹고, 자가학습을 시작했다. 원하는 노래를 들으며 숙제를 하겠다기에 헤드폰을 쓰고 듣게 했더니, 수학 공부를 하며 연신 고개를 끄떡거리며 입으로 노래를 흥얼거린다. 요즘 독일 청소년들이 열광하는 DJ Walker의 Alone. '절친'이 독감 증상이 지속되어, 온라인게임을 함께 못해서 다 나을 때까지 기다리는 중이다. 


6년간 독일에 살면서, 치과의사를 빼고 마스크를 한 사람을 본 적이 없을 정도로, 일상생활에서 마스크를 사용하는 것은 극히 적은데, 어제 처음으로 마스크를 한 사람을 두 명 보았다. 그리고 우리도 슈퍼마켓에서 마스크를 쓰고 장을 봤는데, 슈퍼마켓 안에서 마스크를 한 사람은 우리 부부밖에 없었다. 오후에는 메르켈이 기자회견을 열고, 슈퍼마켓, 약국, 주유소를 제외한 상점과 편의시설의 이용을 자제하며, 특히 아이들도 놀이터에 모여서 놀지 말 것을 권고했다. 식당의 영업시간도 저녁 6시까지로 제한하고, 종교집회도 금지. 개인의 자유를 존중하는 독일도 이런 비상시에는 국가에서 종교집회를 금지시키는구나. 유치원, 학교, 그리고 모든 서클활동도 중지되었고, 다만 부모가 의사, 소방관, 간호사 등 직종에 근무하는 경우에는 비상 보육시스템을 가동해서 이들의 자녀들에게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어차피 3월 말부터 2주간 시작될 부활절 방학을 포함해서 5주간의 시간 동안 코로나 바이러스가 잠잠해지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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