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민하 Dec 05. 2018

겨울이어서 더욱 좋은 강릉 여행

여름에 먹는 아이스크림보다 겨울에 먹는 아이스크림이 매력적인 것처럼. 



작년 겨울 이맘때쯤 강원도 강릉에 다녀왔다. 어쩌다 보니 가장 추운 날씨에 떠나게 되었지만 겨울이어서 더욱 좋았던 강릉 여행으로 기억 된다. 원래 여름에 먹는 아이스크림보다 겨울에 먹는 아이스크림이 매력적인 것처럼. 겨울 강릉도 나에겐 그런 느낌으로 다가왔다. 매서운 칼바람 속 파도에 물벼락까지 맞았지만 마음만은 짜릿했던 강릉에서의 하루. 그 기억을 꺼내보고자 한다.




01

강릉시 옥계면 금진 해변에서 정동진항까지

 강릉 드라이브 코스 




국내에서 바다와 가장 가까운 도로 헌화로


헌화로는 강릉 금진 해변에서 정동진항까지 이어진다. 북쪽으로는 정동진, 남쪽으로는 옥계해변을 거쳐가는 해안도로이다. 왼편엔 기암괴석, 오른 편엔 모래사장이 깔린 드넓은 바다 풍경. 추운 것도 잊은 채 창문을 내리고 시원한 바다를 만끽했다. 바다가 바로 눈앞에 있으니 탄성이 절로 나온다. 강원도에 이런 곳이 있다니! 제주의 애월 해안도로가 생각날 만큼 만족스러운 드라이브 코스였다. 서울에 돌아가면 친구한테 꼭 알려줘야겠다는 생각도 잊지 않았다.  



잠시 차를 세워두고 바다 옆을 걸었다. 바람이 무척 센 동해의 파도는 정말 무시무시했다. 한껏 성이 난 파도는 도로 위를 침범해 겉옷과 신발이 젖고 말았다. 차가운 공기 속에 발이 너무 시려웠지만 왜 그 순간이 그토록 재미났었는지. 한겨울에 파도 물벼락 맞고 신이 나 도로 위를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02

진짜배기 강원도 음식 맛보기

 미선이네 





해안도로를 달리다 보면 '심곡항'을 마주할 수 있다. 강원도 3대 미항에 속하는 심곡항.
심곡항은 정동 바다부채길의 출발지이기도 하다. 정동 바다부채길에 가려 했지만 거센 파도로 인해 출입을 금지하고 있었다. 
바다 부채길에 방문할 계획이 있다면 미리 출입 여부를 확인할 것을 추천한다. 심곡항 주변엔 2개의 식당이 자리해있다. 강릉의 대표적인 매운탕 종류인 '망치 매운탕'을 판매하는 식당과 감자옹심이가 주력인 '미선이네'. 강원도 음식이 궁금했던 우리는 '미선이네'에서 늦은 점심을 먹었다.  



밑반찬으로 나온 '가자미식해', 생소한 음식이었지만 이렇게나 맛있을지 몰랐다. 강원도 특유의 아삭함이 살아있는 깔끔한 김치, 오동통한 낙지 젓갈에는 뜨끈한 쌀밥이 절로 생각났다. 한 장에 3천 원인 감자전은 너무 고소했고, 수수부꾸미의 쫄깃한 매력도 맛보았다. 들깨가루 듬뿍 뿌린 '감자 옹심이'의 고소한 맛도 좋았다.

미선이네에서 맛본 강원도 음식은 어느 하나 튀지 않고 담백한 조화를 이루었다. 거기에 시골에 놀러 온 것 같은 식당의 친근한 분위기가 더해져 더욱 기억에 남는 강릉에서의 첫 식사였다. 저렴한 가격으로 접해보지 않은 강원도 음식을 제대로 맛 보았다. 이럴 땐 남들은 모르는 꽁꽁 숨어있는 보석을 찾아낸 느낌이 든다. 승리한 기분!




03

반짝이는 바다 별

 금진항 



심곡항에서 돌아오는 길,
'금진항'의 바다는 반짝이는 바다 별이 쏟아진 것처럼 눈부셨다.




04

빈티지한 유럽의 골동품 가게가 떠오르는

 쉘리스 커피 




사천해변 앞 카페 '쉘리스커피'. 동화 속에 나올법한 벽돌집으로 만들어진 건물 때문에 그 안이 궁금해졌다. 유럽의 작은 골동품 가게가 그려지던 카페 안, 따뜻한 온기 속 아늑한 분위기로 이루어진 곳이었다. (그래서 유럽은 가봤냐고 물으면 아직이라고 대답한다.) 알고 보니 이곳은 이미 SNS 상에서 유명한 강릉 카페 중 한 곳이었다.



따뜻한 드립 커피에 '쉘리스커피'의 시그니처 메뉴인  화이트 초콜릿 티라미스. 티라미스는 가격대가 높은 편이었지만 라즈베리가 콕콕 박힌 티라미스 한 입에 '행복해!'를 연발할 수 있었던 기분 좋은 디저트였다. 카페를 워낙 좋아하는 나에게, 바다를 바라보며 갖는 커피 타임은 특별하지만 익숙한 시간이었다.  





05

진정한 원조를 찾노라면 여기!

 동화가든 




바다는 원 없이 보고 왔던 강릉 여행. 이번엔 강문해변 쪽에 있는 유명한 맛집에 방문했다. 아무리 맛있기로 소문난 식당이어도 줄 서서 기다렸다 밥을 먹진 않지만 '동화가든'의 짬뽕 순두부 맛은 이미 알고 있기에 배고픔을 참고 웨이팅 대열에 섰다. 역시 올 때마다 어마어마한 웨이팅에 놀란다. 가게엔 유명인들 싸인이 덕지 덕지 붙어있고, 투박한 폰트로 이곳이 원조임을 알리는 곳. 멋은 없지만 맛은 최고인 '동화가든'



불 맛 나는 얼큰한 짬뽕 국물에 구수한 순두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지만 묘하게 잘 어울리는 '짬뽕 순두부'. 강릉에 오면 꼭 들릴 수 밖에 없는 곳이다. 짬뽕 순두부 한 그릇이면 다른 반찬에 손이 가지 않는다. 강릉에 오면 필수적으로 들려야 하는 곳이 되어버린 '동화가든'. 맛있는 짬뽕 순두부 한 그릇과 함께 이번 강릉 여행을 마무리 지었다.



작가의 이전글 사랑스럽다 못해 황홀한 시드니 여행지들만 모았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