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두부 그라탕
몇 년 전 언니가 신박한 음식이 있다며 건네준 밀키트가 있다. 풀ㅇ원에서 나온 순두부 그라탕이었다. 밀가루 대신 순두부가 들어가니 칼로리가 조금 더 낮을 거 같아서 주문했는데 맛도 있다며 추천을 해주었다. 생각보다 맛이 있어서 가끔 생각날 때면 사 먹다가 어느 순간 잊어버렸다. 집에서 해 먹는 음식도 한 철이 있다. 어릴 때부터 해 먹는 음식은 계속 꾸준히 먹는데 새로 배운 음식은 한동안 질리도록 먹다가도 조금 뜸해지면 그대로 잊힐 때가 있다. 시간이 조금 지나 생각이 나면 가끔 레시피조차 헷갈린다. 뭐든 꾸준히 하지 않으면 안되나보다.
며칠 전 집 앞 마트에서 토마토소스 세일하는 것을 보다가 문득 몇 년 전에 자주 먹던 순두부 그라탕이 떠올랐다. 토마토소스 한통과 순두부를 사서 집에 돌아왔다. 냉동실에 얼려둔 소분되어 있는 모짜렐라 치즈도 한 봉지 꺼냈다.
토마토소스를 반통 정도 웍에 넣고 볶아준다. 버섯이나 양파, 고기류가 있으면 넣어주어도 좋다. 하지만 이 음식의 장점은 인스턴트라 나는 딱 시판용 토마토소스만 넣었다. 볶던 소스가 끓어오르면 순두부를 넣어 준다. 잘 부스러지기 때문에 4등분 정도만 하고 살살 볶아준다. 뜨겁게 덥혀지면 모짜렐라를 넣어주고 그대로 녹여내면 끝. 접시에 담은 후에는 짭짤한 콜비잭 치즈를 조금 얹어주었다.
토마토소스와 잘 어우러진 순두부가 부드럽고 짭짤하고 맛이 좋다. 순식간에 만들어 내는 그럴듯한 혼밥 메뉴다. 다만 칼로리가 그렇게 낮을지는 모르겠다. 맥주를 부르는 음식이니 칼로리가 낮아봤자일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