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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동현 May 06. 2021

퍼블리(PUBLY)에 글을 쓰다

2019.08 ~ 2020.05에 있었던 일


스타트업 뽀시래기


 2019년에 스타트업에 다니고 있는 9명의 친구 무리가 생겼다. 모두 뽀시래기스러운 작고 귀여운 경력을 가지고 있어서 우리끼리 서로를 '스타트업 뽀시래기'라고 불렀다.


| 스뽀콘 굿즈(행사 컨셉을 복싱으로 잡아서, 굿즈도 스포츠 타올로 준비했다)


 스타트업에 있는 친구들답게(?) 다들 태생적으로 일 벌리기를 좋아했다. 서로 친해진 지 반년이 지났을 무렵, 우리의 별명을 따서 스타트업 뽀시래기 컨퍼런스(a.k.a 스.뽀.콘, 링크)라는 걸 기획하기 시작했다. 9월 말에 행사를 여는 것을 목표로 6월 말부터 준비를 시작했다.


 7월부터 본격적으로 연사 및 후원사 모집을 시작했는데, SNS상에서 우리의 모집 공고글이 나름 바이럴이 되었다. 단순 친목 모임의 친구들끼리 이런 행사를 기획하는 일이 흔하지 않았기 때문에 조금 더 관심을 받았던 것 같다.



박소령 대표님의

제안



 많은 사람들의 관심 덕분이었을까. 7월 어느 날, 페이스북 메신저로 퍼블리 박소령 대표님에게 콘텐츠 발행 제안을 받았다. 개인적으로 이미 오래 전부터 퍼블리를 구독해왔던 팬이자 독자였기에 매우 기분좋은 제안이었다. 대표님의 제안은 '스뽀콘의 컨퍼런스 녹취 내용을 텍스트 콘텐츠로 발행해보자'는 것이었다. 하지만 연사분들에게 매번 동의를 받는 것이 번거로울 것으로 예상되었고, 괜한 부담을 주게 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우려가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다른 구성의 콘텐츠 기획안을 만들어서 제안을 드렸다.


 우리는 이참에 평소에 만나보고 싶었던 분들을 인터뷰이로 섭외해서 인터뷰 콘텐츠를 발행해보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위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라고 알려져있는 분들을 모셔서 그들의 노하우와 경험담을 콘텐츠로 풀어내보면 충분히 유익할 것 같았다. 퍼블리의 주요 독자 층 중 하나가 '스타트업 주니어'였고, 마침 이들을 타겟으로 한 콘텐츠를 원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 제안은 바로 수락되었다.



10개월의 대장정


| 기획 회의, 인터뷰 등이 있을 때마다 열심히 사진을 찍었다


 19년 8월에 기획서를 전달하고, 스뽀콘을 준비하고 마무리하는 기간동안 잠시 보류해뒀다가 11월부터 본격적으로 원고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페이스북 프로덕트 디자이너 이근배님(링크), 브런치에서 인사이트 넘치는 실무 관련 글을 써주고 계셨던 유석영님(링크), 당시 홈핏의 마케터(현 마이리얼트립 마케터)였던 김이서(링크), 그리고 함께 공동 저자로 글을 쓰던 은지 누나, 이렇게 총 4명을 인터뷰이로 선정했다. 인터뷰하고 글 쓰고, 퇴고하고, 피드백 받고, 수정하고 하다보니 5개월이 금방 흘러있었다(우리의 느린 속도에도 불구하고 한번도 재촉하지 않고 늘 깔끔한 피드백을 해주신 동윤님, 해솔님.. 정말 감사합니다�‍♂️).


| 5월 28일, 콘텐츠 발행


 그렇게 약 10개월의 대장정이 마무리되었다. 썸네일에 눈물 흘리는 시바견 일러스트가 너무 귀여워서 우리끼리 매우 흡족해했던 기억이 난다.



 사실 다섯 챕터 중에 내가 직접 쓴 분량은 한 챕터밖에 되지 않는다. 그래도 평소 정말 좋아하던 플랫폼으로부터 먼저 제안을 받아 콘텐츠를 쓰게 되었다는 점, 그리고 언젠가는 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던 '내 콘텐츠로 수익내기'를 생각보다 빠르게 달성했다는 점에 있어서 내가 큰 의미가 있었던 사건이다.



회고


1. 요즘도 종종 일이 잘 안 풀릴 때면 이 글을 다시 들여다보곤 한다. 어느덧 3,000명이 넘는 사람이 읽은 글이 되었고, 괜히 기분 좋게 BEST딱지도 붙어있다. 이게 특별히 더 기분좋은 이유는 나 좋으려 했던 일일 뿐인데 마침 남들에게도 좋은 일이 되어있는 모양이기 때문이다. 나는 본래 이기적인 사람이라 선한 영향력이나, 멋진 희생같은 것에는 큰 관심이 없다(다만, 그런 사람들을 존경한다). 특히,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을 비슷하게도 할 수 없으면서 내가 아닌 남을 먼저 챙기는 건 내겐 공허한 행위로 느껴진다. 그렇다고 타인의 안위에 관심이 없는 것도 아니다. 할 수만 있다면 긍정적인 영향은 끼치며 살아가고 싶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가장 건강한 삶의 방향은 '그저 나를 위해 했을 뿐인데 마침 남들에게도 좋은 일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퍼블리 덕분에 그걸 실천하게 된 것 같아 감사하다.


2. 꽹과리 치고 다니는 것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다. 친구들과 행사를 준비하면서 온 사방에 꽹과리를 치고 다닌 덕분에 대표님 눈에 띄어 제안을 받을 수 있었다. 격에 차이가 나는 예시이긴 하지만 레오나르도 다빈치도 예술만 잘 하는게 아니라 영업과 마케팅에도 굉장히 능했다고 한다. 좋은 걸 만들어내는 능력만큼 잘 알리는 능력 역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지금은 SNS에 사람들이 다 모여 있어서 돈 한 푼 안 들이고 유의미한 홍보가 가능하다. 앞으로도 열심히 꽹과리치며 살아보려한다.


3. 이 때 정말 퍼블리 PM분들과의 협업 경험이 좋았다. 그들과 커뮤니케이션하면서 '깔끔한 커뮤니케이션'이 무엇인지를 배웠다. 덕분에 내 커뮤니케이션 역량도 증가한 것 같다. 슬랙이나 이메일로 소통할 때, 이 분들의 회신 방식을 많이 참고했는데, 현 직장 팀원으로부터 정리를 잘한다는 칭찬을 받은 적이 있다. 사실.. 잘 하는 사람의 방식을 따라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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