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손님이 절반인건 안 비밀
처음엔 외국인 손님이 많을지 예상하지 못하고 전문사회자 분들을 물색했다.
아무래도 둥이들을 낳고 생사를 가르는 경험을 했던지라 자칫 분위기가 무거워질까 해서 즐거운 분위기를 만들어주실 수 있는 MC분을 찾고 있었다. 너무 멋지고, 유쾌한 MC 분들께 연락하면서 동시에 점점 많은 외국인 손님들에게서 참가여부 답장이 왔고, 한국어와 영어 동시에 가능한 분을 모시고자 했으나 여의치가 않아 <돌잔치 사회를 내가 하겠노라고 날름 다짐해 버렸다.> 셀프로 돌잔치를 진행하신 분들이 올려놓은 자료와 전문 사회자분들의 유튜브를 찾아보며 콘셉트를 정했다. 그리고 두둥. 그날이 다가왔다.
멀리서 오신 분들을 위해 가장 신경 썼던 부분은 음식이다. 예산에 맞춰서 가장 신경 써서 케이터링을 주문하고 준비했는데, 오신 분들이 모두 맛있다고 해주셔서 그것만으로 성공적!
그리고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전문 사진작가님을 섭외하는 것이었는데, 100일 때 번쩍번쩍한 장비만 있고, 실력은 없는 분이 오셔서 굉장히 실망을 하고는 고르고 골라 선택했다. 100일 때 작가님은 추천받은 분인데, 개인마다 의견이 주관적인 관계로 직접 경험해보지 않으면 판단하기가 굉장히 어렵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는 계기였다. 다른 사람의 추천이나 의견은 참고는 하되 판단은 나만의 기준을 잡고 결론 내리는 방향으로 나의 주관을 뚜렷하게 잡을 수 있게 된 것은 큰 수확이다.
사실 전문 MC분들과 컨택하면서 <엄마가 사회를 본다면 어떨까요> 조언을 구하기도 했는데 모두들 <당일날 엄청 정신없으실 거예요. 손님맞이도 해야 하고요. 전문 사회자를 꼭 섭외하세요>라고 하셨다. 그런데 난 손님들도 한 분 한 분 맞이하고, 식도 여유롭~게 진행했다. 어떻게? 난 둥이들의 엄마니까~ 그냥 차근차근 눈앞에 닥친 대로 하나씩 해나가면 되는 거라는 걸 아니까.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허둥대면 옆에 있는 가족들도 불안할 것이고, 손님들도 불편할 것이고. 그래서 떨렸지만 마인드 컨트롤을 열심히 했던 것 같다.
당일에 엄마가 사회를 봐서 좋았던 점은
(1) 둥이들이 듣기에 익숙한 목소리여서 안정감 있게 행사가 진행되었다는 것과
(2) 둥이들의 성장과정을 함께한 엄마가 했기에 경품 퀴즈에서 훨씬 재밌게 식을 이끌 수 있었고,
(3) 오신 손님들도 모르는 사람이 아닌 엄마와 아빠가 앞에 있어서였는지 더 활발하게 참여해 주셨다.
30여분 남짓 얼마나 웃었는지 사회자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돌잔치를 다니며 사진을 찍어주는 사진작가님이 <전문 사회자해도 되겠어요.>라며 칭찬을 해줘서 얼마나 기뻤는지! ㅋㅋㅋㅋ (사실 저 전문 mc 6개월 동안 공부했어요. ㅋㅋㅋㅋㅋ)
세상에 한 번 밖에 없는 둥이들의 1살 생일잔치. 장소섭외/ 케이터링섭외/ 사진작가 섭외만 된다면, 셀프 100일 축하를 해 봤다면! 셀프돌잔치도 적극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