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 버클리 가는 날
샌프란시스코에서 마지막 날의 계획은
‘버클리 가는 날’이 전부였다.
낙화 시를 배우던 무렵,
그땐 그 시가 한없이 슬프기만 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떨어짐은 끝이 아니다.
새로운 시작을 위한 과정일 뿐이다.
그래서 마침표 대신 쉼표,
그래서 나는 어떤 피자?
MAC pop-up store
마지막 날 주말 아침
유니언스퀘어
Powell, Helvetica.
Sather Tower
The Hunchback of Notre Dame
노트르담의 꼽추가 생각났다.
기둥과 기둥 사이
보색과 유사색
보색은 색상환에서 마주 보고 있는 곳에
있는 색을 말한다. 가장 거리가 멀고
색상의 차이가 크고 서로 만나면
강한 대비를 이룬다.
강렬하면서 화려한 느낌.
유사 색은 색상환에서 바로 옆에
위치한 색을 말한다. 가장 거리가 가깝고
색상 차이가 크지 않아 서로 만나면
색 대비 가 낮아 조화롭다.
사람의 성향을 보색과 유사 색으로
비유하자면 보색 같은 사람에게 끌리는지
유사 색 같은 사람에게 끌리는지.
나는 유사 색 같은 사람에게
끌리는 편이다.
취향
취향은 점점 깊어지고
존중은 점점 넓어진다.
취향을 존중은 하지만
취향의 교류는 어려워졌다.
그래서 ‘교제’는 점점 어려워진다.
나는 교제하면 ‘유(柔)’해진다.
모양이 유해 지고 색이 유해진다.
내 모양에 상대가 다치지 않게
모양을 다듬기도 하고
두 색 이 어우러지게 색상이나
채도를 조절하 기도 한다.
그래서 점점 정교 해지는
내 취향의 모양과 색 덕분에 덜
다듬어도 되는 덜 옅어져도 되는
상대를 찾다 보니 어려워진다는 것.
유사 색을 찾는 이유이기도 하다.
교제하는 과정에서 서로의 모양을
잘 다듬어 맞물린 톱니바퀴처럼 되는 게
이상적이겠다. 마치 서로를 위해 태어난 것처럼,
퍼즐처럼, 자석의 N극과 S극처럼.
“Pose for you!”
카메라를 들고 조심스럽게 앉았는데
다람쥐가 멈춰 서더니 이렇게 날 쳐다봤다.
이 광경을 본 지나가는 아저씨가
“Pose for you!”
운행을 마치고 플랫폼으로
진입하는 놀이기구에 타고 있는 기분
‘아쉬운’ 전지적 작가 시점
위치 Location
University of California, Berkeley
캠퍼스 내에 건축물들이 하나같이 정교하다.
Sather Tower
버클리 안에 위치해 있는데
전망대에 꼭 가보기를 추천한다. 맑은 날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