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내 취향과 닮은 도시
느즈막한 오후
Pizzeria Delfina
맛있는 피자 나눠 먹을래,
맛없는 피자 혼자 다 먹을래?
맛있는 정도도 다 다르고 피자의 크기도
다 다르고 배고픔도 배부름도 다 다르지만
이 물음은 이성을 만나는 방식과
많이 닮아 있는 거 같다.
배부름만 해결하 면 되는 사람,
배부름보다는 맛이 중요한 사람.
어떤 물음이든 짓궂을수록
고민이 많아진다.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처럼
그럴 땐 앞에 전제를 하나 해두면
죄책감이 덜하다. ‘굳이 고르자면.’
그런데 꼭 “엄빠!”라고
대답하는 애들 있다.
여기 우리. 꼭 딴 대답하는.
나의 대답은 비싸서 아무도 못 사 먹는 거
돈 벌어서 나 혼자 사 먹을래.
그리고 안 먹고 말겠다는
배가 안고픈 한 친구와
머뭇머뭇 대답에 신중한 친구.
‘이게 뭐라고’
우리 모두 진지한 태도로 질문에 임했다.
대답에 신중한 친구는 입맛이 특이 하다.
그래서 독특한 맛의 피자를 맛있게
먹을 것 같다고 예상한다.
또 다른 친구는 배불리 양껏 먹을 거라고 했다.
다음 날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러는. 나는. 어떤 피자인가.
Midnight in San francisco
내가 저 불빛 안에 갇혀 있다면
아름다운지 모를 순간이
멀리서 보니 아름답기만하다.
같은 시간과 공간 속에서 그 시간과 공간을
멀리서 볼 수 있는 능력만 있다면
그리 슬플 일도 그리 기쁠 일도
없을 것 같다.
멀리서 보면 담담하다.
지난 일기를 들춰볼 때처럼.
유체이탈이 가능해지기 전에는
그리 슬프고 그리 기쁠 것 같다.
저 불빛들 안에 담겨 있을
저마다의 속사정들을
생각하니 아득하다.
아무런 생각 없이 보면
그저 찬란하기만 하다.
우주 농장에 별밭같다.
위치 Location
Pizzeria Delfina
길거리 피자 가게가 더 미국스럽고
더 맛있는 것 같은..? 기분 탓일까.
Twin Peaks
트윈픽스 야경은 꼭
대중교통 이용이 다소 복잡해서
우버 이용하는 게 효율적인 것 같다.